1) 할머니를 보내드리고 성숙해 진, 븐니 작가
븐니 작가가, 며칠 간 긴 휴식 기간을 가지고 오랜만에 일상 글로 돌아왔다~, 긴 휴식을 가지고 한 숨 돌려서 가는 김에, 11월 28일 역대급 적설량을 기록하면서 좀처럼 움직이지는 못하고 발이 묶여 버리는 일상이다. 평소에 여러가지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븐니 작가에게 이런 날씨는 영~ 반가운 날씨는 아닌 듯 싶다. 이번 11월에 내린 눈은, '습설'이라고 하며 붕괴의 위험이 높은 눈이라고 하는데 이런 날에 돌아다닐 수 없는 것들이 많으니, 평소에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활동할 수 있는 그 시간들이 또 새삼 감사해지는 기분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단 것이다.
평소, 지나가는 출근 길에 쓰러진 나무들과 간판들을 보면서, "어...? 이건, 영화 <투모로우>의 한장면 아닌가..꽤 무섭군.."을 속 마음으로 생각하며 그 매서운 아침의 바람을 뚫고 매일 가던 길을 가는 발걸음은, 할머니의 기도의 힘이 묻어있기도 하고, 어머니의 그토록 축하하던 모든 염원들이 묻어있기도 하며, 내가 가야할 길에 대한 책임감 한 스푼씩 묻어있으니 그 발걸음 발걸음이 어느때보다 묵직하고 신중한 가운데, 막상 그 모양은 아장아장 걷는 아기들 처럼, 눈 앞에서만큼은 아주 어린 아이들처럼 모두가 서툴기만 한듯 싶다. 그렇게 온 통 눈덮인 세상, 아니 눈으로 폭탄을 맞은 땅 위의 풍경들을 보며 새삼, 자연의 무게감을 느끼며 지구를 조금 더 보호하고 사랑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를 속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하루를 마감해보기도 한다.
2) 일상 생활에서도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븐니작가'의 패션센스
조용히 한 숨을 돌리며, 잠깐 휴식을 취하는 무렵. 븐니 작가는 오랜만에 모처럼 외출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길을 조용히 걷고 있던 중, "누구세요,?", 라는 어떤 이의 낯 선 말소리가 들려 발걸음을 멈춘다. 그 날은 분명 병원을 향해 가는 길이기에 나는 아주 따뜻한 옷을 입고 머리는 대충 말린 채로 몸뚱이를 이동시키고 있었기에 말이다. 그런데, 계속 "누구세요,? "라고 내가 지어낸게 아니라 정말, 지쳐 병원으로 향하는 나에게 이상한 말을 하셔서, "제가 지금 병원에 가는 길이라, 이렇게 따라오시면 안됩니다."를 정중히 말씀드리고 아주 아픈 날에 새삼 낯선 이웃을 만나 당황스러운 경험을 한 날을 떠올려본다...★ (다이어트 하길 잘했다..^^V)
3) 눈 오는 날, '이런게 사는 거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는 븐니 작가
오늘의 얘기하고 싶은 바는, 내 평생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이렇게 치열한 전쟁길 같은 출근길을 본 적이 없기에 글을 남겨보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시험 장에서, 어떤 출근길에서도 이 정도의 긴장감도 있었고 살아가다보면 오늘 처럼 붐비는 날도 있었지만, 정말 이렇게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모두가 대중교통을 기다리면서 하염없이 무언가를 기다리는 풍경은 극히 드물었기에 말이다. 하늘길도, 도로위의 길도 모두가 정체된 광경은 그리 흔한 광경은 아니기에 모두가 절박한 이 시간에 대한 모든 상황을 눈으로 직접 체감하니, 정말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눈이 내리지 않는 날들에 대한 감사가 절로 들면서, 또 안전하게 하루를 보냈다는 것들로 하루가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눈은 실컷 보았으니, 주말에는 날씨가 조금 풀렸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