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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Feb 10. 2022

좋아하는 것도 많이 하다보면, 질린다.

<송블리의 개똥철학> | 왜 의미가 변할까?

최근에 일상 생활을 하면서, 여전히 택배배송과 필요한 아이템 구입에 신이 들려 계속 인터넷 주문을 꾸준하게 진행하였다. 처음엔, 택배언박싱 이라며 물건이 도착하자마자 내가 원한 그 물품을 확인하고, 받아보며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꼈다. 무언가를 소유했다는 것에 대한 기쁨도 함께 들면서 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인지, 이 새로 도착한 무언가가 주는 기쁨도 그저 그런 평범한 일(?)같은 걸로 인식 되기 시작하면서, 처음 새벽배송/로켓배송 같은 빠른 배송과 양질의 제품을 받아 볼 때와는 다른 마음이 들었다.


한마디로, 권태로워 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집엔 몇 개의 뜯지 않은 택배 박스가 놓여있기도 하고, 심지어는 그것이 조금 고가의 제품이어도 별로 예전만큼 반갑지가 않게 되는 순간도 오게 되었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그 택배 박스, 택배 비닐 위에 붙어있는 개인정보 스티커를 떼어내어야 하는 번거로움이라고 둘러대면, 나의 귀찮음과 권태로움이 설명될까?


이렇게 내가 가장 좋아하던 활동들에서 조금 기쁨을 덜 느끼게 되자, '초심'같은 것들도 생각이 난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 것 같이도 하는 기분이 들면서 말이다. 초심을 항상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그러한 태도만 고정적으로 갖는 것도 문제적이겠지만, . (때론 초심보다는, 자신감 있고 귀여운 건방을 떨며 너를 어필하기도 해야 한다.) 초심을 잃고 너무 거들먹 거리는 것 역시 문제다.


이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친구든 연인이든 처음에 친해지는 단계에서는 설레는 기분도 들고, 아직 어려운 단계이기에 더 예의를 지키고 실례가 되지 않는 행동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들과 만나는 시간이 택배언박싱을 할때처럼 설레고, 기다려지로 한 개라도, 한 이야기라도 더 빨리 까대고 싶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친해졌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약간은 예의없이 대한다거나 나의 너무 편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하는 행동을 한다. 혹은 심하면 관계에 권태로움을 느끼며 처음의 설렘을 잃기도 하니, 좋아하는 어떤 것들은 많이 보면 이렇게 의미가 조금 변색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막상 이러한 것들, 물품이 주는 즐거움 & 인간관계의 설렘 같은 것들이 아무리 권태롭더라도 당장 내 삶에서 사라진다면, 아마도 큰 허전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조금 처음에 만났을 때의 큰 행복이 바래졌다고 해서 헌 신발 처럼 버리거나, 막 대하지는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헌 신발 너도 소중하다. 오늘의 글을 마친다.)


모든 건, 질리는 순간이 오더라구?

- 송블리의 개똥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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