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븐니의 키워드로 드라마 읽기> l 윤아와 이채민의 드라마.
■키워드-음식(Food)
며칠전에 인터넷에서 떠도는 [조선시대 노비 이름짓기]라는 재미있는 표를 보고서, 나의 노비 이름을 찾아보았다. 나의 생일은 4월 2일이니까, 태어난 달과 태어난 날짜의 이름을 따서 조선시대식 노비로서의 이름은 '만구'라는 이름이 나온다. 내가 조선시대에 어느 양반가 집에 노비로 태어났다면, '만구'라는 이름으로 마당에서 빗자루를 쓸고 있었을 것이다. 노비의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주인마마님의 명령을 듣고, 집안의 일손들을 맡아 처리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 텐데, 이러한 조선시대의 신분제도를 양천제도(良賤制)라고 하며, 양인과 천민이 구분이 되어 현대 사회보다는 엄격한 신분제적 사회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신분위에 있는 자, 그 이름 주상이라고 일컬어지는 조선시대의 왕이 있었으니, 조선시대의 왕의 삶은 새벽 4시에 기상으로 시작되곤 하였고, 조선의 많은 백성들을 돌보기 위해선 그 정도에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이 되어진다.
조선시대의 왕을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각색한 드라마, <폭군의 셰프>의 감상 리뷰를 위하여, 위와 같이 조선시대의 왕의 모습으로 서두를 열어 보았다.TVN에서 시청률을 고공행진 하면서, 주말을 뜨겁게 달구었던 <폭군의 셰프>는 조선시대의 왕 연산군과 갑자사화(연산군 10년, 1504)를 떠올리게 하며, 그 배경은 역사적으로 불안정하고 폭정에 보복정치를 일삼은 왕이었지만 드라마속에서는 새롭게 각색되어 '연희군'으로 등장하며, '갑신사화' 라는 용어가 등장하여 역사적 상상력을 가지고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게 한다. 드라마에서는 '연희군'이 역사책에서나처럼 무자비한 것이 아니라, 대령숙수를, '연숙수'로 임명하고 그녀가 마법처럼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요리를 맛 보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나 자신의 내적인 허전함을 달래는 비교적 안정감이 있는 왕으로 묘사되어 그려진다.
◎출연: 연지영(임윤아 배우), 이헌(이채민 배우), 강목수(강한나 배우), 제산대군역 (최귀화 배우), 대왕대비 (서이숙 배우)
조선시대에 사화는 무오사화 (연산군 4년, 1498), 갑자사화 (연산군 10년, 1504), 기묘사화 (중종 14년, 1519), 을사사화 (명종 원년,1545) 에 걸쳐 일어난다. 드라마와 유사한 상황의 사화는 갑자사화로, 연산군의 생모 윤씨가 폐비된 후 사약을 받아 죽게된 사건이 궁중파 임사홍에 의해서 연산군에게 들리게 되자, 연산군은 옛 기록을 가져오게 하여 이 사건에 관여한 한명회, 정창손을 부관참시한 사화다. <폭군의 셰프>에서도 '연희군'이 어느 시점에 생모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되고, 흑화되어 이에 관여한 신하들을 제거하려는 모습이 보여지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연숙수'의 사랑으로 그의 마음이 흔들리게 되고 실제의 역사와는 조금 다른 상상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서 어쩌면, 실제의 역사서에는 담지 못한 이야기도 이렇게 존재하지는 않을까?하는 재미를 만들어주곤 한다. 하지만 이후, 역사적인 사실로 연산군은, 팩트로 중종반정(1506)으로 쫓겨난다.
그래도 드라마에서는 성군의 모습으로, 자신의 감정을 콘트롤 하고, 사랑하는 여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제법 왕 다운 왕으로 묘사되어 그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서~윗~'하고 '핸~섬~'한 왕으로 느껴지기에 사실은, 저런 다정한 면모도 있었지 않았을까.... 만약, 역사적 사건이 없었다면 저 왕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졌을까를 생각해본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는 폭정을 행하고 재정을 낭비하는 것을 올바른 행태라고 포장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여하튼 간에, 이렇게 왕의 마음을 사르르~ 녹게 만드는 음식에 재능이 뛰어난, Extraordinary한 셰프 연숙수는, 제 4화에서 그려지는 '효'를 주제로 궁중에서 음식경연이 열릴 때 대왕대비 마마를 감동시키는데, 연희군 뿐만이 아니라 대비마마까지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감동적인 음식을 만드는, 연지영 셰프의 '적근채된장국'등의 요리는 드라마를 더욱 빛내주며 K-FOOD의 위상을 높여주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이러한 궁중에서 큰 음식 경연 이외에도, 한국의 연숙수만큼이나 요리 실력이 뛰어난 중국의 셰프들과의 대결에서, '쌀 머루주 비프 부르기뇽'/ '압력솥 오계탕' 등의 멋진 궁중요리를 만들어내어 결국 좋은 평가를 받게 되기도 한다. 각 메뉴마다 연숙수의 요리 스토리와 노하우, 나름의 소신있는 요리철학 까지 곁들여진 요리들이 소개 될 때마다 드라마의 재미는 한층 더 높아지기도 하고, 실제로 이를 맛본 사람들이 마치 음식을 맛보고 '저세상 행복'을 누리는 듯한 CG가 곁들여져서 지루해질 틈이 없이 드라마를 끝까지 시청하게 만드는 연출기법이 돋보이기도 했던 드라마다. 각색 된 역사적 서윗~한 왕이라고 해도 궁중에는 끊임없이 위협적인 요소가 등장하는데 이를 임금의 곁에서 잘 보필하며 살뜰히 챙기는 연숙수의 정성 어린 모습이 멋지게 보이는 드라마였다. 더불어 궁중의 각종 위기 상황 속에서 미래에서 온 셰프라는 드라마의 설정만큼이나 연숙수는, 각종 기지를 발휘하여 그들에게 건강하고도 유익한 음식을 제공하여 보는 내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행복한 맛의 드라마였다. 잃어버린 입맛을 찾게 해주는 드라마, <폭군의 셰프>를 주말의 드라마로 추천해보고 싶다.
*<송븐니의 키워드로 드라마 일기>, 폭군의 셰프와 음식 편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