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루어질지니>와 선과 악.

<송븐니의 키워드로 드라마로 읽기> l 이블리와 기가영의 스토리.


■키워드- 선과 악.


성경에는, 교만하여 천상계에 있지 못하고 떨어진 자의 천사의 이름이 나온다. 루시퍼다. 하나님의 천사들의 이름엔, 엘이 주로 자주 붙는데, 가브리엘, 미카엘, 라파엘 등의 천사들이 하나님의 천사들이다. 이 드라마에서도, 천사/정령등의 판타지적 요소가 개입되게 되는데, 이즈라엘과 이블리라는 천사가 나온다. (브런치에 송블리가 있다면, 이 드라마엔 이블리가 주인공이다.) 그 이즈라엘에겐 드라마에선 표면상, 이블리가 의로운 인간에게 머리를 숙이면 이를 인정한 이블리(혹은 이블리스)를 처단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그렇다면 의로운 인간이란? 그 인간은, 이 드라마의 주인공 '기가영'(수지)이다. '기가영'은 감정결여인간이다, 그런 인간에게 아래의 시를 들려주어 감정을 공감하는 법을 나눈다면, 이 세상은 참 따뜻하고, 질서가 잘 유지되는 사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슬픔이 기쁨에게


정호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 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번도 평등하게 웃어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장조차 덮어 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위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이 드라마는, "소원을 말해봐~"하는 지니라는 정령에 대한 판타지적 요소를 그 드라마의 주요 포인트로 살려서, 천사들의 이야기, 그 분이라고 지칭하는 모든 이름위에 있는 절대자의 존재, 그 아래에서 펼쳐지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로 말하며 복합적인 이야기를 풀어나아가고 있다. -나는 종교가 있고,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 그 외의 천사들의 이야기들엔 보수적인 입장이 있고, 어떤 것도 미화되서 설명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절대적인 입장이 있다.-그런데, 판타지적 이야기로 이 이야기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 이야기를 작품으로서 감상하는 것은, 조금 다른 기준으로 보아주고 싶다는 마음은 있다. 무슨 말을 할거냐면, 이 지니는, '이블리스'라고 불리는 사탄(SATAN)이고, 이 드라마는 사탄의, 사랑 이야기다.


성경에는, 이러한 천사들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사실상 없다. 알 필요도 없고, 왜 없는지도 궁금해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천사중에서도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웠던 천사장, 루시퍼는 어느 날 자신의 교만함에 취하였고, 그 교만한 마음이 하나님의 자리에 대적하여 그 자리에 앉고 싶어했다는 것과, 그러한 하늘나라에서의 전쟁에서 3/1의 천사들의 대적하여 하나님의 천사들과 큰 전쟁을 벌였다는 것을, 우리는 언젠가 한번쯤 종교적인 장소에서, 아니면 신화적 이야기를 하는 곳에서 들어 보았을 법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이 드는 것은,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웠던 천사장은, 그 본연의 자리를 지키면서 하나님을 섬길 수도 있었을 텐데, 자신의 선택으로 '타락'하는 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인간적인 마음으로는 공감이 되기도 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왜냐면, 우리 모두에겐 명예와 권력욕이 있고, 누군가를 뛰어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을 법하기 때문에 그 마음이 공감이 가고, 그리고 그러한 것에서 누군가의 명령을 순종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에서 잘했냐, 잘못했느냐, 선한가 악한가의 모든 궁금증이 출발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선, "이블리"라고 나오는, 이 정령/SATAN 은, 의로운 인간을 만나게 되어, 900년의 시간을 지니의 집인, 램프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그래서, 그 시간이 지나고 다시 새로운 주인을 만나 램프에 나와 지상에서의 시간이 허락되어지게 되는 것에서 이야기는 새롭게 출발하게 된다. 그런데, 이 생에서 다시 만난, 자신을 램프에 가둔 그 의로운 인간이라고 불리우는 '기가영' (수지) 은 감정결여 인간,이다. 다른 감정결여인간(싸이코패쓰라는 단어를 싫어해서 감정결여인간이라고 하겠다.)이랑은 다르게, 할머니의 지극정성과 사랑으로 키워진 '기가영'은 감정결여가 아주 극심한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감정을 공감하고, 파악하고, 공부하려고 하는 데 노력하는 착한 효녀-싸이코패쓰다. 그런데, 이 감정결여인간, 가영이가 어느 순간에, "이블리"랑 진한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키스의 감정은 무진장 좋았는지, "이블리"만 만나면 키스를 하자고 기깔나게 졸라대는 모습이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여기에다가 카센터를 운영하기에, 여러가지 공구를 들고 이블리를 괴롭히며, 오싹달콤하게 달려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괴스러운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둘은, 과거 '고려시대'때부터 연이 닿아서 이렇게, 4번째의 생에 '이블리스'와 '기가영'의 모습으로 만나게 된다는 드라마의 설정이 정말 재미있는데, 첫번째의 생은, 고려에서 아라비아 로 끌려온 고려 소녀의 모습으로, 조선시대에는 이순신을 도운 선비로, 일제강점기에는 안중근을 도운 의로운 일을 하다가, 이번 생엔 유독 감정결여인간 '기가영'으로 태어났다는 설정이 유머러스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는 도대체 이들의 봉인된 20년의 기억속에서 무슨일이 있었을까?를 궁금해하게 만드는 것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곤 한다. '고려시대'에 있었던 첫번째 인연에서의 사랑이야기가 복잡미묘하고 슬프고, 또 다양한 인간들과의 욕망과 신들과의 관계들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가 집적되어있기 때문에 주요 포인트가 된다. 또한 이 드라마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 이자, '불멸자'라 불리우는 소년을 제거할 수 있는 핵심 내용이 되기도 하는 부분이 있어 고려시대의 사랑이야기는 11화에서 자세히 보길 바란다.


그렇게, 오랜만에 다시 지상으로 나온 지니 "이블리"는, 기가영이 타락한 소원 3개를 빌게 되면, 이 인간을 죽이고 지옥이 아닌,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더 넓어진 자유를 갈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 고려시대에서 이 여인을 사무치게 사랑했듯이, 이번 생에서도 감정이 결여된 그 싸이코같은 모습과 엽기적으로 용감한 그 모습을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에 그녀에게 나타나는 위협과, 그녀의 감정결여뒤에 숨겨진 선하고 착한 모습을 돕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해, 이 지니라는 정령이 악한 천사라기 보다는, 한 사람을 지극하게 사랑하는 'Eros'적 연인간의 사랑의 모습을 할 수는 있는, 감동적인 마음을 가진 사랑의 천사라고 느껴지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오히려 이렇게 의로운 인간에게 고개숙이지 못하고 반역했던 천사, '이블리'를 죽이려고 하는 천사 '이즈라엘'은 전쟁에서의 승리를 그리워하며, 인간의 선택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여러 계획을 쓰곤 한다. (이즈라엘의 모습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즉, 이즈라엘은 소원의 정령 지니인, "이블리"에게 타락한 소원을 빌기 보다는, 할머니를 위한 소원을 빌고, 인간들의 잘못 되어진 행동에 시원한 가르침을 주는 등의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가는 '기가영'의 인생이나 선택에 묘한 속임수를 제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어떤 천사의 모습이 맞는걸까?라는 질문을 들게 만들기도 한다. 선함 속에서도, 악한 동기를 찾아볼 수 있고, 악하다고 여겨지는 것속에서도, 선한 동기를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심리와 모습을 이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를 통해 새롭게 접근해볼 수 있엇 던 것 같아, 신선한 시간이 되었다. 판타지류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드라마가 좋을 듯 싶다.


* <다 이루어질지> 리뷰는, 공백포함 3,000자 이상의 글로 작성된 송븐니 작가의 드라마 감상 리뷰 글이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