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븐니의 키워드로 영화읽기> l 한국기업, '국보회사'의 가치.
■키워드-회사 생태계 (자세한 이야기 포함)
한국 외환위기 이후, 그 이름을 드러냈던 몇 몇 의 회사 이름이 있다. 리먼, 제이피모건, 도이치, 론스타. 글로벌 금융자본이 한국자본에 노크를 하고 다가온 그때 그 시절, '금모으기 운동'하며 한국 경제 살리기 위해 힘썼던 아련한 옛 'IMF'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소주전쟁>이다. 이 '국보' [Cukbo Cor] 라는 회사가, 부도에 위기에 처했을 때 혜성처럼 나타난 존재가 있었으니, 솔퀸이라는 회사의 3년차 애널리스트이자, 이제 막 컨설팅에 발을 담그려고 하는, '인범'이라는 청년이다. '인범' 이라는 솔퀸 회사의 직원. 한국인으로 태어나, 시카고대 MBA를 밟고, '국보'의 부도를 막아준다는 명목 아래에, 더 큰 기밀을 파악하고 결국 '국보'를 매각하고자 하는 야심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최종적으로 회사에 인정을 받고, 인센티브를 받으려 접근한 그의 모습. 이렇듯, 영화 <소주전쟁>은 한국인이 기분 좋을 때나, 기분 나쁠 때나 마신다는 소주를 주 사업으로 하는, 주류회사 '국보'의 인수합병 (M&A)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다. 때는, IMF로 국가적 기업 파산이 도미노처럼 일어났던 그 때 그 시절의 시간적 배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출연: 유해진(표종록 재무이사), 이제훈(최인범 솔퀸사 직원), 손현주(석회장), 최영준(구영모 변호사)
자세한 영화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인범'이 "국보의 부도를 막겠다"고 약속하며, 이후 그의 말처럼 약속한 바는 일차적으로 그 목적을 이룬 듯 한 모습을 보이고, '석회장'과 '종록' 재무이사에게 자신을 믿도록 하며 일종의 '미끼'를 던진다. 그리고, 그 후에 진행되는 전략은 그야 말로, 날렵하고 날카로운 전략을 제시하는 '인범'의 책략으로, '국보'의 존립은 위태롭게 되는데‥ 즉, 솔퀸이 해외 채권 상황을 다 알고 있어서, 국보의 해외법인 중 매각가치가 높은 '국보재팬'을 오사카에 팔라고 컨설팅 한 뒤, 뒤에서는 매각을 방해하는 솔퀸의 전략을, 재무이사 '종록' (유해진)은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회사의 유동성을 조여 부실을 만든 뒤, 그 틈에서 '인범'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채권단 자격이 되어, 지방법원에 '국보'의 파산을 신청했다. 컨설팅 자문사로 접근을 한 솔퀸이, '스톤 인베스트먼트'를 만들어서 채권을 사들이고, 국보를 최종 파산에 처하게 만드는 이중 플레이에, '국보'라는 한국 기업이 최종 경영권을 유지하게 될지, 솔퀸에 전략으로 예상되는 매각(Exit) 이후에 내부수익률(IRR)을 극대화 하여 수익을 남기는 방향으로 진행될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영화를 보게 되는 듯 싶다. 이러한 뒷 배경은 모르고, 친절하게 접근한 솔퀸사의 직원 '인범'을 믿고 감기약 까지 챙겨주고, 친 동생처럼 여긴 '종록'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하늘을 찌르는 가운데, '인범'은 정해진 절차에 따른 회사일을 하듯이, 담담하게 종록을 보고 답변한다. 이건, 사기가 아니라, '선진금융기술'이라고.
그러나 '선진금융기술'이라고 하기엔, 국보 재무이사, '종록'의 입장에선 어처구니가 없는 이 '회사 금융 정보 피싱 (?)'사건은, 그야말로 회사의 자산정보 및 기밀을 보고 치밀하게 구성된 한 글로벌 투자사 직원의 엄청난 음모라는 사실을 영화를 통해 알 수가 있었다. '사기'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금융기술이라는 영화의 대사처럼, 만약 이러한 관례가 한국기업에, 어느 국가에 계속적으로 반복되고 기밀을 발목잡아 회사 유동성의 흐름을 막고, 재무상태를 얼어붙게 만들어 회생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회사의 경영권을 앗아간다면? 그 지역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지역의 경제활성화에 큰 나무가 되어준 기업들의 지속적인 기존의 경영방침은 다른 경영자에게 넘어가게 되고, 그동안 지역구성원이 키워온 그 '회사'라는 단단한 기업들은 모래성처럼 가볍게 수정되는 구조조정과 새로운 경영자들의 입김으로 휘청되고 말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 그야말로 외국자본에 먹히고, 흡수되는 모양새로 흐를 것 같아 영화를 보면서, '국보'라는 회사가 파산하지 않기를 응원하는 순진무구한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했던 것 같다. 제발, '국보'가 재판에서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0년 넘게 일한 '종록'의 노력과 정성이 묻어있는 그 회사가 이대로 쉽게 쓰러지지는 말라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보는 독자의 심정이 이러한데, 경영권을 가진 국보의 최고경영자, '석회장'의 마음은 어떨까, 그야말로 석회장 뒷통수를 제대로 때리는, '인범'의 빅 피쳐에 어안이 벙벙하고 손에 식은땀을 쥐며, 망연자실했을 듯하다. 하지만 석회장 역시, 이러한 모든 변화에 대하여 자문사를 너무 믿어버린 점이 있었고, 표 재무이사에게도 채권을 구입하라는 등의 무리한 지시를 요구하는 등의 경영자의 자리에서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는 못했던 모습으로 보여 실질적인 대처방안이 없었던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최종적으로 그와 거래를 한, '무명'의 구영모 변호사에게도 압도적으로 '배신'을 당하여 결국, 석회장의 설 자리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 역시, 자신의 지지기반 세력이 탄탄하지 못했던 것 으로 보여, 이 부분에서도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이 영화는 이처럼, '국보'라는 한국 기업이 최종 경영권을 유지하게 될지, 솔퀸의 전략대로 진행될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영화를 보게 만드는 '스릴감'이 지속되는 영화인 듯 싶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런 부분까지도 생각하며 영화를 보게 되었다. '회사를 내 가족의 집'처럼 생각하는 종록의 입장에서 감정이입을 하며 영화를 볼지, 유망한 외국계 컨설팅 직원이자, 본인의 목적을 흔들림없이 이루어가는 냉철한 '인범'의 입장에서 감정이입을 하며 영화를 볼지에 대한 고민 말이다. 보는 중간 중간에도,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만드는 영화, <소주전쟁>.
이러한 '국보'와 '솔퀸'의 숨막히는 줄다리기 과정에서, 처음부터 '국보'라는 회사의 부도를 막아주겠다고 등장한, '인범'의 가면이 벗겨지고, 진짜 목적을 가진 모습을 본 종록은 '인범'에게 큰 실망을 하게 되며, 서로 '회사'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이 다른 사람 둘의 대사를 보고 있자니, 이 둘은 전혀 친구가 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20년 동안을 '국보'사에서 일해온 '종록'은 그래도 회사가 있어야, 직원들의 보금자리가 유지된다는 점을 잘 돌볼 줄 아는 인정이 있는 사람이었고, 이제 막 성과를 발휘하고 넘치는 전략이 많아보이는 '인범'은 목적을 달성하고,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수치와 결과에 더 큰 방점을 두는 듯한 캐릭터였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보다는, 둘은 회사에 대한 가치와 이상이 다른 사람이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웠다. ('인간미' 좋아하는 븐니 작가는, '종록'의 편이 조금은 더 좋지만ㅎㅎ) 따라서, 다음의 대사들을 보면 기존에 내가 회사를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대한 깊은 철학과 고민을 해볼 수 있는 지점이 있어서, 영화를 보면서 이토록 다른 서로의 생각을 가진 사람의 대사를 읽고 있자니 재미난, '경제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회사 직원들은 무슨 잘못이니?' - 영화 <소주전쟁>의 종록대사
#'돈 버는데 야비하고, 고상하고가 어디있습니까, 그냥 돈 버는거지'- 영화 <소주전쟁>의 인범대사
결국, '국보'는 재판에서 이기지를 못하고 최종 파산이 된다. '석회장'을 선두로 함께 일궈낸 '국보'라는 회사의 기적적인 경영권 유지의 흐름은 보이지 않았고, 재판과정도 뒤에서 '국보'라는 그룹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 '무명'이 반대편에 섰기 때문에 기존 경영자인, '석회장'과 '종록'에게는 유리한 점보다는 불리한 점이 많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인범은, 솔퀸의 변호인단인 '2K'의 세력이 '무명'이라는 점을 알려주려는 듯, '종록'에게 어떤 바로잡고 싶은 부분에 대한 점을 피력하는 것 같았다. 왜 였을까? '종록'이 회사를 지키려고 하는 그 모습이 인범을 흔들었던 걸까, 아니면, '도영'이 국보를 배신하고 뒷편에 서게 된 것이 못봐줄 정도로 재수가 없어서 그랬던 걸까, 하는지에 대한 부분은 조금, 의아스러운 점으로 남아있다. 처음부터 '국보'를 인수하고 뒷통수를 칠 목적이었다면, 숨도 못쉬게 몰아가고 주도권을 휘어잡아도 될 상황에서 왜 그런 '호의'이자, '방향선회'를 했을까하는 의아함이 들기는 한다. 둘은 어쩌면, 서로의 모습에 의문을 품으며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는 사이일까?하는 호기심으로 영화의 결말까지 궁금증을 자아내며 계속 몰입하게 되었다.
어찌되었든 영화에서 '인범'은 최종적으로 '종록'에게 판사의 취약점을 알려주고, '종록'은 이 기회를 삼아서 재판의 흐름과 주도권을 다시 한번 쟁취해보고자 하는 시도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 마저도 '인범'의 큰 그림이었고, -내가 '국보'의 승리를 응원했던 마음과는 다르게- 소주회사 '국보'는 그렇게 우리들의 마음 속에만 남게 된다. 그래서,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어 비수를 꼽았던 사례가 된 영화가, 바로 이, "소주전쟁"에서 그대로 그려지고 있다. 실제로 '회사'라는 정글에서는 서로의 능력을 인정받으며, 우리의 존재가치와 경제적인 충족을 이룰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그와 반대편에서는 '회사'라는 터를 허물기 위한 다양한 위험도 도사리게 마련이라는 점을 영화를 통해 보면서 깨달을 수가 있었다.
그것도, 한국의 경제상황이 매우 어려웠던, 그 시기적 상황과 발 맞추어 이루어진 일들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손회장의 입장에서는 '인생이란 정글은 너무 잔인하고도, 너무 쓰라린 가시'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을까를 마지막으로 생각해보았다.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가슴 아팠을 누군가의 모습처럼, 시대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손회장'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처럼, 언제 지역자본을 흡수할 지 모르는, '외국 자본'앞에서, 오늘의 경영을 맡긴 협력사가 내일의 적으로 모습을 바꿔 '기밀 공유 및 허를 찌르는 금융기법'등의 칼을 꽂아대는 위험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우리 같은 일반 직원들은 회사에 들어가기 전, '기밀 유출'사항의 조약을 약속하고 회사에 들어가게 된다. (?!) 그러므로, 영화 <소주전쟁>에서의 교훈은, 아마도... 우리의 정보는, 우리 스스로가 지키자. 였을 것 같다. 그리고, 영화의 진짜 교훈은, 마지막 장면의 자막으로 알아볼 수가 있었고, 그 의미는 꽤나 크게 다가와 한국경제의 전반적인 생태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보는 동안은 흥미진진했지만, 보고나면 씁쓸해지는 경제 이야기의 영화, 우연히 다시 찾아보게 된 영화 <소주전쟁>의 리뷰를 이쯤에서 마쳐 보고자 한다.
모티브가 된 소주회사는 2003년 파산, 1조 8천억 상당의 기업가치는,
치열한 인수 경쟁 끝에 3조 4천억까지 치솟 았다.
최대 채권을 매집했던 외국자본은 1조 이상의 수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경제계는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선진투자기법을 경험하며,
'언제, 어느 업종이든 외국자본에 당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
-영화 <소주 전쟁>의 마지막 장면-
◆<송븐니의 키워드로 영화읽기>,'소주전쟁'과 회사 생태계는 송븐니 작가의 시각으로 작성된, 영화 리뷰입니다. '소주전쟁' 편의 리뷰도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