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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글음 Oct 21. 2021

늘 지기만 하는 삶

어른의 부러움에 대하여

유명한 광고 문구가 있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이 문장에 따르자면 나는 매번 졌다. 이날 이때껏 부러운 사람들은 너무너무 많았으니까. 중학교 때는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고등학교 땐 말 잘하는 아이가 부러웠다. 대학 가서는 고스톱 잘 치는 사람, 기타 연주를 잘하고 노래 잘 부르는 사람, 운동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부러웠다. 미국, 영국에 왔더니 영어 잘하는 사람이 부럽다. 나이가 들수록 부러운 사람은 늘어갔고 그럼에도 내가 그렇게 되려고 노력한 적은 별로 없었기에 계속 부러워만 하다가 맨날 졌다. 한 번은 대학 선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 주 변에는 좋은 사람이 참 많아. 나는 사람 복이 많은가 봐."


그 말을 듣고 그녀가 부러워 죽을 뻔했다. 그 말이 나에게는 "내가 손만 뻗으면 나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주변에 많아"로 들렸다.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 싶었다. 나는 언제나 내 운을 의심했다. 운은 얄미울 정도로 내 곁만 비껴가는 것 같았고 한 번도 사람 복이 많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그래서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선배가 부럽기만 했다.


사실 그 선배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기는 했다. 왜 그런 사람 있지 않나. 가만히 있는데도 친해지고 싶게 만드는 사람. 가깝게 지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사람. 그런데 그런 생각은 나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람 주변은 늘 북적인다. 그게 또 부러웠다. 마흔의 어느 날, <효리네 민박>에 나온 이효리가 아이유에게 말한다.


내가 나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니까
좋은 사람이 오더라.

그녀의 여러 어록에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특히 이 말은 그동안 의심해 왔던 내 운과 사람 복에 대한 생각을 강타했다. 나는 남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해왔던가. 받기만을 바라고 줄 생각은 하지 않았던 지난날의 내가 보였다.   

   

생각의 나래가 펼쳐질수록 늘 지기만 했던,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기만 했던 이유가 확실해졌다. 현실에 만족할 줄 모르고 남의 떡만 크게 보는 내 관점이 삶의 습관으로 굳어 나의 행복, 내게 다가왔던 운마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선배만 운이 탁월해서 좋은 사람들이 북적였던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따뜻한 시선이 있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그것이 선배를 좋은 사람으로 만든 것이다.


이기는 삶을 살고 싶다면 부러워하는 것을 그만두면 된다. 내가 가진 것들을 소중히 하고 현재에 만족하는 법을 배우면 가능하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오늘을 잘 살아내는 것이 제대로 이기는 방법이다. 남들이 만든 기준 말고 내가 직접 세운 기준에 맞춰 경쾌한 발걸음으로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 우리는 기필코 승리하리라.



* 남들 부러워하다가 허송세월 말고 이젠 좀 이겨 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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