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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디 Feb 25. 2021

사랑에 관한 시를 쓰는 날

Saint Valentine, 2021

발치에는 강아지가 누워있고

불이 꺼진 방에서는

나즈막한 라디오 소리가 들려와


심심한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고

불이 꺼진 방에서는

누군가의 작은 기침 소리가 들려와


사랑을 이야기한 지 오래고

사랑하는 이를 본 지 아득한

사랑에 관한 시를 쓰는 날


다만, 사랑에 관한 노래를 들은 정오와

사랑을 닮은 꽃병에 물을 채우는 찰나로

고요함과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을 부수던

사랑에 관한 시를 쓰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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