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바라는 세상은 어린이만으로는 지키기 힘들어요

-[지속가능한제주-1]지구별 약수터

by SONOS


[지속가능한제주-1]지구별 약수터 -by 빠띠칼럼


“어린이가 바라는 세상은 어린이만으로는 지키기 힘듭니다.”



“작은 손이 큰 변화에 함께 했습니다. 씨앗이 되어 주었습니다.

바다를 대신해 지구별 약수터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12월 마지막 주 지구별 약수터의 동지파티가 있었다. 해마다 동지에 열리는 이 행사는 지구별 약수터가 한해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한 해를 계획하는 자리이다.


제주를 한 바퀴 돌며 팥을 공수해 쑤었다는 동지팥죽을 다같이 나누어 먹었다. 제주 아카펠라 그룹 ‘바람’의 공연으로 시작한 행사는 매주 열리는 플로깅 및 지구별 키즈의 버스킹 활동을 모은 사진과 영상으로 이어졌다. 1년 동안 열심히 활동한 지구별 키즈의 졸업식과 바담깨비 및 활동 봉사자에게 드리는 감사장 전달식도 진행되었다. 바깥에는 얼마 전 있었던 바담깨비 디자인 행사의 전시도 열리고 있었다. 원도심에 있는 제주소통센터라는 공간 안에서 열렸지만, 마치 한 마을에서 열린 잔치처럼 사랑과 소통과 연대의 훈훈함이 넘쳐 흘렀다.


지구별 플로깅 여행

- 지구별 약수터가 뭐에요


지구별 약수터는 일회용생수병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개인컵(텀블러)이 있으면 식수를 무료로 마실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을 말한다. 제주 환경단체 ‘작은 것이 아름답다(대표 이경아)’가 시작한 이 캠페인은 깨끗한 식수를 공급해 줄 카페, 음식점, 공공장소 등 지구별 약수터가 필요했다. 2019년 제주시 문화센터의 지원을 받아 10곳의 카페에서 시작되었지만, 일회성 캠페인을 넘어 일일이 발로 뛰며 안내한 결과, 지금은 120여 곳의 매장이 널리 참여하고 있다. 또한 제주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참여하고 있어, 지구별 약수터가 만든 지도를 보면 123개의 장소가 등록되어 있다.(2025년 4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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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약수터 지도


일회용 생수병을 줄이기 위해 시작한 캠페인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제주를 뒤덮고 바다를 오염시키는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플로깅 행사로 이어졌다. 매주 토요일마다 제주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플로깅 행사를 계획하고, 공지를 보고 신청한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이 합류하여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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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간은 “담배꽁초는 휴지통에” 캠페인을 이어왔다. 플라스틱 병을 비롯해 많은 쓰레기가 거리와 바닷가를 뒤덮고 있지만, 관광지를 비롯해 주택지에도 담배꽁초가 심각할 정도로 버려져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빗물받이, 하수구 등에 버려진 담배꽁초가 바다로 흘러가서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야단치는 캠페인이 아니라 친절하게 설득하는 캠페인을 해보자고 했어요. 담배꽁초가 바다로 가서 결국 우리의 바다를 오염시키고 우리에게 해를 끼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바다에서 주운 무언가로 휴지통을 만들어 설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바다의 부표를 가지고 담배꽁초 휴지통을 만들게 됐어요.”


이렇게 시작된 담배꽁초 휴지통이 바로 “바담깨비”의 탄생이다. “나는 바다에서 온 담배꽁초 먹깨비야. 바다에서 주운 폐부표를 이용해 제주 어린이, 청소년, 시민들과 함께 만들었어. 담배꽁초가 바다로 가지 않게 길에 버리지 말아줘.”라는 문구와 함께 곳곳에 바담깨비가 설치되어있다. 지구별 키즈와 함께 지구의 날, 세계환경의 날 등에 행사를 열어 바담깨비를 디자인하고, 설치하고, 휴지통을 비우는 일까지 하고 있다. 시민들이 참여하여 바담깨비 봉사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바담깨비는 제주를 포함해 전국에 81개가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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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키즈

- “아이들은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동료죠”


마지막 행사는 1년 간 활동에 대한 지구별 키즈에 대한 감사장 전달식과 졸업식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그리고 그동안 지구별 키즈로 활약한 졸업생까지 모인 지구별키즈는 작지만 큰 존재들이다. 1년 동안, 그리고 몇 해 동안 이어온 지구별 키즈의 활동은 현재 지구별약수터의 큰 버팀목이자 희망이다.


지구별 키즈가 한 해를 돌아보며 한 명씩 소감을 발표했다. 앞으로도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고, 양치컵을 쓰고, 가까운 곳은 걸어다니겠다는 등 아이들의 결심이 대단했다. 그러자 한 아이가 말을 이어 받았다.


“어린이가 바라는 세상은 어린이만으로는 지키기 힘듭니다.”


인류는 미래의 아이들이 사용할 자원을 끌어다 쓰고 있으며, 영원히 썩지 않고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사용을 멈추지 않고 있다. 플로깅을 나가보면 현장은 미디어에서 보도하는 것보다 더 심각하게 느껴진다. 제주 바닷가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병, 담배꽁초, 각종비닐과 스티로폼 등을 비롯해 많은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쓰레기를 수거하고 거리를 청소하는 아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더 이상 플로깅이 다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지구의 시스템에, 그리고 우리의 생활에 큰 변화가 와야 한다는 걸 말이다.


지구별약수터 대표는 “아이들을 교육의 대상으로 보지는 않아요. 그냥 어린 우리 동료”라고 말했다. 부스운영, 거리 캠페인, 플로깅 행사, 바담깨비 활동 등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역할을 담당하는 동료였다고 말이다. 사실 아이들과 활동을 하려면 사전 작업, 물품 이동을 위한 차량 준비, 공간 대관, 지도 교사 등 오히려 많은 재원과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함께 하는 힘은 분명 그 이상”이라고 했다.


마지막에 마이크를 이어받은 지구별 키즈의 어린이는 “우리들이 어른이 되어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때까지 함께 해 달라”고 호소해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아이들이 몇 년간 플로깅 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왔다는 건 분명 대단한 일이다. 지속적인 캠페인과 활동은 이렇게 지구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인류가 현재와 미래를 위해 연대하고 ‘동료’로서 책임을 다할 때 성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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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캠페인

- “바다 전체를 구할 수는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죠.”


매년 6월 16일은 ‘세계 리필의 날’이다. 영국 환경단체 시티 투 씨(City to Sea)는 2015년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구나 앱을 통해 자신과 가까운 곳에서 깨끗한 식수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리필 스테이션을 만들어 확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리필 앱은 2022년에 117개국에서 사용되었고 2023년에는 80개국 이상이 행사에 참여했다.


플라스틱 문제는 단지 ‘썩지 않는 쓰레기’에 대한 문제만은 아니다. ‘쓰레기 수출과 쓰레기 식민주의 문제’, 화석연료를 둘러싼 에너지 문제, 탄소발자국 문제,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위협하는 미세 플라스틱과 독성물질의 오염문제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제는 플라스틱 프리를 현실화해야 할 때이다.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고, 플라스틱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의 생활에 변화를 주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또 플라스틱 문제의 근본 원인인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기 위해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성안되고, 지구상에 남아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2026년 1월, 지구별약수터는 “즐거운 플로깅 행사에 초대”하는 공지를 사이트에 올렸다. 이렇게 지속가능한 캠페인은 새해에도 계속된다.


“바담깨비 몇 개를 낑낑대며 운반해서 바닷가로 나갈 때면 큰 산불 속에서 부리로 물을 나르는 벌새가 된 기분이에요. 바다 전체를 구할 수는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 지구별 약수터 https://www.instagram.com/plasticfreejeju



■ 지구별약수터 신청서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n-Ge0m7nyU7EU1Dp62tIrcdfoo4lw0vmHPEUEPhluJ2dPng/viewform


■ 2026 지구별플로깅여행 신청서

https://docs.google.com/forms/d/1xWT0J8uDkNCgsUca7aBEgwnkB1mB2PKfgbsfaPfwcu4/viewform?edit_requested=true


■ 바담깨비 입양 신청서 :

https://docs.google.com/forms/d/1bSnku2jneoy3lwaua4W4lWK1byfxA6dxnj7FFQDx0zk/viewform?edit_requested=true


■ 세계 리필의 날

https://www.refill.org.uk/world-refill-day/



■ 국제 플라스틱 협약

https://www.unep.org/inc-plastic-pollution


■ 빠띠칼럼 연재

https://campaigns.do/discussions/3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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