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돼요?" NO! "제가 명확히 전달 했을까요?" YES
회의할 때 무심코 쓰는 “이해돼요?” 질문 대신 “제가 명확히 전달 했을까요?”라고 표현 방법을 바꿔보세요. 그러면 듣는 사람으로부터 ‘진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습니다.
2013년 9월 - 입사한 지 8개월
기획(안)을 팀원에게 공유하는 회의가 열렸다.
나는 '왜 이렇게 기획했는지' 열심히 설명한다. 팀원분들은 열심히 듣는다.
중간중간 내가 전달하는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팀원분들의 표정을 살핀다. 팀원분들에게 묻는다.
"이해 되시나요?" 팀원 중 부장님만 대답한다. ”이해돼요”
하지만 대답하는 부장님은 팔짱을 끼고 있고, 여전히 무표정이다. 과장님은 대답조차 없다. 대리님은 수첩에 무언가 적기 바쁘다. 발표가 끝나고, 대리님이 따로 부른다. 내가 발표한 내용 중 이해 되지 않는 내용을 물어보셨다. 역시! 다들 내 발표가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다. 문득 "이해돼요?"라는 질문을 처음 들었던 인턴 때가 떠올랐다.
2012년 7월 - 인턴
기획(안) 리뷰 회의에 참석했다. 발표자는 4년 차 대리님.
발표가 끝나고 대리님이 나에게 물었다. '현수씨' 이해 돼죠?" 대리님은 이 질문 뒤에 부연 설명을 덧붙인다. "이거 별로 어려운 내용 아니어서, 이해 안되는 거 없을 거예요."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 40%였지만, 회의 참석자 중 나만 모르는 것 같아 ”이해돼요”라고 대답했다.
대리님은 내가 ”이해돼요”라는 피드백을 줬기 때문에, ’오늘 발표는 성공'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대리님의 발표는 실패’이다. 내가 대리님께 이해된다고 거짓 피드백을 줬기 때문이다.
2013년 12월 - 입사한 지 11개월
어느 날 TV에서 우연히 미(USA) 해군 훈련 영상을 봤다.
조교는 거친 목소리로 훈련병에게 외친다. "Am I Clear?" 훈련병은 대답합니다. "Yes, Sir"
"Am I Clear?"를 직역하면 "내가 명확히 전달했니?"라는 뜻이다.
이 대화 장면을 보니, 2012년 7월 인턴 2개월 차 때 “이해돼요”라고 거짓말했던 상황이 떠올랐다.
그리고 충격을 받았다. 이거다!
"이해돼요?" 질문은 ‘난 잘 말했으니, 듣는 네가 이거 이해 못하면 문제있는거야!’ 라고 느끼게 한다. 커뮤니케이션 성공의 책임을 듣는 사람(수신자)에게 전가하는 표현이다.
반면에 “내가 명확히 전달했나요?” 질문은 ‘듣는 네가 잘 이해 되도록 내가 잘 말했니?’ 라고 느끼게 한다. 커뮤니케이션 성공의 책임을 말하는 사람(송신자)이 갖도록 하는 표현이다.
다음 날 곧장 회의에 참석한 경험이 있는 입사 동기 2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Q. 회의 중 “이해되시나요”라는 질문에 “이해된다고” 거짓말한 경험이 있나요?
A. 네, 있어요 / 아니요, 없어요
설문 결과 26명 모두 거짓말한 경험이 있었다(물론 입사한지 1년된 신입사원이라 더 그럴 수 있다).
동기들을 인터뷰했다. “이해돼요” 질문에 ‘이해가 안 된다’고 답변한 주된 이유는 2가지였다.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 능력 없는 사람으로 비칠 수 있어서
이해 안 된다고 하면 다시 설명해줘야 하는 상황이 불편하기 때문에
2014년 1월 - 입사한 지 1년
새해 첫 기획(안) 설명 회의.
내 기획(안)을 설명하면서, 중간중간 피드백을 얻기 위해 팀원분들에게 묻는다.
“제가 명확히 전달했을까요?
항상 무표정에 아무 말 없던 과장님이 처음으로 내 질문에 답한다.
“설명한 Feature의 flow가 A에서 B로 가는 거죠?
이후부터 나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듣는 사람으로부터(수신자) 피드백을 얻기 위해,
“이해돼요” 표현 대신 “제가 명확히 전달했을까요?”라는 표현을 쓴다.
듣는 사람에게 내가 잘 전달하고 있는지, 듣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는 기본이다. 협업할 때는 더욱이. 오늘도 그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사소한 표현이라도 고칠 게 없는지 되돌아본다.
1.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듣는 사람으로부터 피드백을 얻기 위한 표현으로 “이해되시나요”라는
표현보다 “제가 명확히 전달했을까요?”라는 표현이 진솔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요.
2. 커뮤니케이션 성공 여부는 말하는 사람(송신자)의 책임입니다.
3. 듣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는 기본이며, 본인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듣는 사람 입장에서
끊임없이 점검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