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중에 사랑에 빠지다

광저우 사미엔, 사면도 여행

by 종이소리

샤멘다오(#沙面島)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영국의 조계지로 번성했던

독특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곳의 건물들은 마치

유럽의 작은 마을을 옮겨 놓은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건축에는 무지한 나를 놀라게 했다.



샤멘다오의 모든 풍경이 놀랍지만,

나는 사진 속 붉은 벽돌 건물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오래된 건축물만 보면

눈에 번개가 켜지는 여자를

'아내'라고 부르는 남자와,

그 남자를 10년 가까이 돕는

참 선한, 현지 공장 사장님의

재촉할 줄 모르는 응원 덕분에

나는 백 년이 지나도록 눈부신

붉은 벽돌과 사랑에 빠졌다.


누가 디자인했을까..

아치형 디자인도 멋진데

들쑥날쑥한 기교가 시선을 끌며

기어코 제 앞으로 불러 세웠다.


어느 심장이 디자인을 했는지

그 눈빛이 퍽이나 보고 싶어 졌다.


그러다 깨달았다.


'100년의 시간을 버텨낸

벽돌 하나하나가

곧 익명의 건축가가 남긴

자랑스러운 서명일 거라고.


붉은 벽돌들은

수많은 이들의 발자국 소리, 무역상들의 흥정 소리,

그리고 나는 알 길 없는

중국 근대사의 온도와 습도를

모두 품고서

격동의 100년을 굳건히 지켜온

역사의 증인일 테니까.



#광저우 #사면도 #샤멘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