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23년 벨벳토기(The Velveteen Rabbit), 24년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Alice's Adventure in Wonderland)에 이어 2025 S/S 서울패션위크에서 'Look at the Tread'라는 주제를 선보였던 곽현주 컬렉션이 서울패션위크 마지막 날인 9월 7일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25 SS 곽현주 컬렉션의 'Tread'는 자동차의 타이어 패턴에서 영감을 받아, 마치 폐타이어가 새로운 삶을 얻듯이,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모하는 생명의 재탄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재탄생 과정을 통해 다이나믹함과 희망의 메시지를 의상에 담아내었다.
곽현주 컬렉션 [사진=곽현주 컬렉션]
업사이클링(upcycling), 지속성(sustainability)과 같은 친환경을 주제로 하여 재활용의 아름다움과 가능성을 탐구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였다. 버려질 수 있는 소재가 어떻게 혁신적이면서 실용적인 아름다움으로 재창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지속 가능한 패션의 미래를 모색하였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재활용인 recycling은 다시(re) 쓰는 것이지만 upcycling은 downcycling과 대조되는 용어로 품질을 위로(up) 향상시킨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상기온, 온난화 현상과 같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버려지는 것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새로운 디자인과 직조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환경 보호에 기여하면서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면모를 볼 수 있었다.
곽현주 컬렉션 [사진=곽현주 컬렉션]
업사이클링과 유사하지만 다소 다른 용어는 리퍼포싱(repurposing)은 오래된 입지 않는 티셔츠의 그래픽이나 문구를 사용해 새로운 가방이나 베개 커버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것과 같이 기존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업사이클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사진의 의상에서 청바지를 재활용한 데님베스트 디자인은 전형적인 청바지의 솔기(seams), 단추, 포켓을 창의적으로 재사용하여, 오래된 의류를 새로운 것으로 변환하는 업사이클링 원칙을 따르고 있다. 치마 부분은 오래된 의류나 남은 원단을 재사용하여 공기처럼 흐르는 부드러운 느낌을 보이며 데님과 대조되는 디자인으로 시각적, 질감적 대비를 한층 향상(up)시켰다.
부드러운 파스텔 스커트의 비대칭(asymmetrical cut)과 레이어링(layering)은 버려지는 원단이 없도록 사용을 최대화하는 지속 가능한 패션(sustainable fashion)의 핵심 측면을 보여 주었다. 애벌레가 나비로 화려하게 변신한다는 모티브를 보여주는 나비 장식을 모든 의상에서 볼 수 있었다.
요즘 세대들은 양말의 길이로 신세대 구세대를 구별하기도 한다. fake socks(덧신 양말), 발목 양말 (ankle socks)과 같은 짧은 양말은 구세대로 통하고, 정강이 까지 올린 긴 정강이 양말(crew socks)은 Gen Z세대의 패션 아이템으로 통한다. 양말 하나가 뭐라고 전체적인 룩에서 crew socks는 발랄함과 장난스러움이 느껴진다.
곽현주 컬렉션 [사진=곽현주 컬렉션]
Gen은 generation의 줄임말이고, 과거 X세대(1965-1980태생) 다음인 Y세대(1981-1996태생)를 밀레니얼 세대로 불렸다가 1997-2012년생들을 Z로 부른다. 우리는 Y와 Z를 더해 MZ세대라고 부르나 영어는 Z만을 뜻하는 Gen Z라는 용어를 사용하기에 Gen Z들의 패션에 가장 눈에 띄는 아이템으로 crew socks를 빼놓을 수 없다.
곽현주 컬렉션 [사진=곽현주 컬렉션]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 곽현주 컬렉션은 'Look at the Tread'라는 주제로 업사이클링과 지속 가능성을 패션에 접목시켰다는 점에 있어서 패션쇼 자체가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용도로 repurposing이 된 듯하다. 모델들이 나비 모티프를 입에 물고 등장한 마지막 런웨이는 재탄생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곽현주 컬렉션 [사진=곽현주 컬렉션]
환경적, 사회적 책임을 재정립하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창의적 접근을 촉진시킨 이러한 패션쇼가 큰 영향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를 불러일으키길 바라본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조수진 소장 [사진=조수진영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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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와 스톡홀름 경제대학교(SSE) MBA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