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53번째 사람
영상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것들을 이해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숨고가 만난 쉰세 번째 사람
영상 감독, 정일복
혹은
숨고 영상 촬영/편집 레슨 고수, 정일복
영상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15살 때부터 연기 활동을 했습니다. 대학교까지 연기를 전공했지만 '연출'에 더 관심이 가더군요.
연극보다 영화라는 예술이 제가 좋아하는 촬영, 음악, 미술, 연기, 편집을 아우르는 종합 예술이라 생각하여, 영화와 영상작업을 전체 디렉팅 하는 '감독'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원래 연기를 전공하셨네요?
중학교 때부터 연기를 전공하고 싶어 연극반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1시간 거리를 통학했습니다. 그때는 연기가 너무 잘 맞았고, 연극대회도 나가고, 연기를 즐겁게 했던 시절이라 힘들기보다는 너무 행복했기 때문에 앞으로 쭉 제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 생각했어요.
대학도 연기 전공으로 졸업하면서 단편영화를 연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선배님들의 작품에 배우로 출연했지만 오히려 연출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촬영했습니다. 학교에서 작품상도 받으면서 나름 의미를 느끼고 좀 더 잘하고 싶다고 고민했어요.
그리고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영화 워크숍에 들어가서 조금 더 영화와 영상이라는 분야를 고민했습니다.
연기와 영상, 영화에 대한 열정이 대단합니다. 혹시 다른 경력을 갖고 계시나요?
어렸을 때는 패션 브랜드를 좋아해서 매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지금은 영상 감독 말고 '심야극장'이라는 소규모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 '심야극장'은 통해 매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 모임 공간으로 현재 열심히 운영 중입니다.
그리고 연기와 댄스를 연습하는 배우 지망생 댄서분들이 공간을 사용하실 수 있는 연기, 댄스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상 편집 외 다양한 일을 하고 계시군요. 그렇다면 영상 촬영 편집 레슨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는 연기 레슨을 진행했습니다. 영화 연기 레슨을 했는데 연기 훈련, 촬영, 편집을 배우 지망생과 함께 진행해서 결과물로 영상을 만들어 확인하는 실습수업이었어요.
제가 연출을 전공하면서 직접적으로 연기를 하고 있지 않다 보니, 오히려 연출, 촬영, 편집 수업이 더욱 맞는 것 같아 수업의 방향을 바꿨어요.
지금까지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수강생이 있나요?
워낙 다양한 분들이 수업을 들으러 오셔서 기억에 남는 분들도 많아요. 여행을 준비하는 대학생, 매년 긴 여행을 떠나는 부부, 아마추어 트로트 가수인 아내의 공연을 촬영하고자 배우시는 50대 수강생까지 정말 다양합니다.
수강생의 스펙트럼이 다양할수록 제 커리큘럼도 풍성해져요. 수강생마다 목표와 수강기간이 달라 그에 맞는 커리큘럼을 짜다 보면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어요. 2주 뒤 여행을 떠나야 하는 수강생 덕분에 기획, 촬영(실습 위주), 종합편집(일대일 설계) 커리큘럼을 만들게 되었어요.
종종 수강생들이 저보다 장비가 좋은 경우도 있어요. 열정이 넘치시는 거죠. 수업을 진행하면서 좋은 장비를 최대한 활용하여 빠르게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열의도 있으셔서 가르치기 뿌듯하고 재밌습니다.
고수님은 레슨뿐만 아니라 영상 촬영/편집 외주도 많이 하시는데 주로 제작 일이 많은가요?
반반인 것 같아요. 레슨은 낮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진행하고 있어요. 때때로 저녁 수업도 진행하고 있어요. 최대한 매일 꾸준히 하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다양한 배경의 수강생들을 가르치면서 스스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낯선 장비를 통해 교육을 진행하거나, 다양한 니즈에 맞춘 교육을 준비하다 보면 제가 놓쳤던 부분, 알아도 다시 가르치면서 새로 느끼는 부분을 알 수 있어요.
수강생을 통해 저도 지속해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시간에는 다양한 브랜드를 찾아보고 대표님들을 만나 뵙고 브랜드 바이럴 필름 제작을 위한 미팅을 진행합니다. 주로 작은 SNS 용 작업을 하고 있지만 큰 결과물을 원하는 클라이언트도 종종 있습니다.
정일복 고수님만의 영상 편집 스타일이 궁금해요
저는 영화를 배웠기 때문에 영상을 촬영한다는 표현이 그렇게 와닿지 않아요. 이야기를 찍고 그것을 유연하게 연결해 '감정'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 너무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피사체를 보더라도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고 조금 더 입체적으로 관찰하고 그 모습을 다양한 앵글과 무빙으로 담아내고, 다음 컷과 유기적으로 의미를 생성할 수 있게 잘 연결한다면, 그게 바로 아주 좋은 편집이라 생각합니다.
영상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이나 스킬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영상 관련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영상이론에 대한 원론적인 부분을 꼭 공부해야 합니다. 샷 사이즈, 앵글, 무빙 그리고 영상의 역사와 사진을 꼭 이해해야 합니다. '구도'를 이해하면 어떠한 피사체던지 입체적으로 찍기 위해서 영상 이론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죠.
올바르게 배우고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고민을 많이 하고 공부를 많이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보시고, 라이브러리 하는 게 맞습니다.
저는 영상을 하는데 필요한 재능으로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점 그리고 전체를 바라보는 종합적인 감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과 패션 트렌드를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센스도 중요하죠. 다양한 것들을 이해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덧붙여 음악과 의상은 영상의 완성도를 높이고 더 있어 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의상의 컬러, 디자인 그리고 영상을 채우는 음악까지 고려했을 때 영상의 완성도가 높습니다. 보이는 디자인은 패션, 들리는 건 음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심야극장'이라는 영화모임을 운영하신다 했습니다. 간략하게 안내해주시겠어요?
'심야극장'은 소규모 영화모임으로 매주 토요일 밤 낯선 사람들과 함께 모여 영화와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영상 감독으로 활동 중이고 영화를 준비하고 있지만, 조금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심야극장이라는 영화모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영화 공부를 같이 하고, 다양한 배경의 참여자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시나리오의 캐릭터 구상에도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타트업과 브랜드에 관심이 많습니다. 심야극장에는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와 MOU가 맺어져 있습니다. 영화 포스터/극장 소파 등 극장에서 운영되는 소품들은 브랜드와 함께 제휴/협력을 통해 받았으며, 우리는 브랜드 필름을 찍어드리고 있습니다.
고수님의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일상이 궁금합니다.
보통 집에서 12시쯤 나와서 심야극장과 스튜디오를 관리하고 영상 레슨을 진행해요. 그 뒤로 개인 단편/장편영화 시나리오를 작업하고, 광고 영상에 대한 모니터링과 기획서를 작성하면서 개인 시간을 보내요. 주로 퇴근은 밤 12시에서 2시 사이네요.
매일 영화와 책, 그리고 산책을 즐깁니다. 그리고 수강생을 위해서 제가 직접 내려드리는 드립 커피의 원두를 고르고 다니는 것도 하나의 일과네요.
개인적인 목표나 꿈이 있으신가요?
현재 장편영화를 준비하는 중입니다. 2년 정도의 작업 기간을 가지고 데뷔를 준비하고 있어요. 투자자와 다양한 기획팀과 프리 프로덕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제 단편영화를 제작해야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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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숨고에는 532명의 영상 촬영/편집 레슨 고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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