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부자의 등급으로
가난한 자의 등급으로
기준을 나누어
선 긋기를
자로 재듯
정확하게 일치시키면서 살아가고 있는 중
이 사회는
부자와 가난한 자
두 종류의 등급만 남는 자로
부자등급에
가난한 자들은
기생충의 영화처럼
기생충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중
언제부터인가
물의 깨끗함이 높은 곳에서부터
흐르지 않고
물의 더러움이 높은 곳에서부터
흐르는 사회를
우리 모두가 열심히 동조하며 만들어 가고 있다
배부른 부자 등급은
더욱더
가난한 자의 등급이
원하는 것을 이용하여
그들의 욕심과 이익을 마구마구 삼키며 집어넣어
한국 사회는
정의도 긍휼도 인애도 자비도 없는
식인종 사회로 변모되고 있지만
우리는
이 식인종 사회적 변화를
보고도 못 본 체 하는 중이다
언젠가
내가
부자 등급으로 올라가기만 하면 되니까
언젠가
내가 부자가 되어 저 하늘에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누리며
모든 사치와 허영을 경험할 날이 올 거라는 환상과 허상에 매여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은 이 식인종 사회의 문제점들을
가차 없이
냉정하게
모두가 외면하는 중이다
우리는 정말 용감하다
서로가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관계 속에서
과감하게 살 용기를 가지고 있는
대담함에
우리는
부자와 가난한 등급으로 나누는 이 한국사회를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닌
당연한 것으로 보는
고칠 수 없는 암에 다 걸려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