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을 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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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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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살았던 어린 시절, 물에서 뭔가를 줍는 일이 재밌었다. 그게 굵고 클수록 심박수 올라가는 일이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나의 룸메이트인 우리 할머니가 다슬기(우린 고동이라 불렀음)를 특히 좋아하셨다는 것이다.
다슬기가 간에 좋다는 걸 예전 분들도 다 알고 좋아하셨던 건지가 참 궁금하다.
내가 살던 고향엔 근처에 덕천강이 있었다.
물을 무서워해서 수영도 못했던 내가 강에 가는 이유는 고동을 잡으러였다.(공식적인 효도, 놀러 갈 명확한 구실)
울 할머니가 좋아하시니까…
그럼 그날이 내겐 물놀이하는 날이기도 했다.
물에 들어가 고동을 잡는 일~~ 지금으로 치면 워터파크에 놀러 가는 것과 비슷한 일이었다.
더운 여름날, 입은 채로 물에 들어갔다 나와 그대로 집에 걸어오면 해가 내리쬐어도 더운 줄을 몰랐고, 물에 불어 쭈글거리던 손과 살갗은 보들보들 해졌으며 허기에도 불구하고 곧 잠이 들지도 모르는 노곤함이 함께했다.
엄마가 이모들과 개울에 가서 고동 잡다가 미끄러져 손을 다쳤다고 했다.
왼손 깁스를 하는 통에 애쓰며 잡아왔을 고동을(잘디 잔) 다 처리하긴 힘든 일이어서…
내가 가지고 왔다.
너무 작아서 확~ 버려 뿌까 하다가 ….한 개도 빠트리지 않고 발라냈다. 잡아 온 사람의 정성을 모른척할 수가 없으니까. (감자와 방아잎을 함께 넣고 밀가루가 들어가는 ‘가리장’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푸르댕댕한 국물을 조금 맛보았다. 옛날이나 똑같은 맛이다. 간이 건강해지는 맛이었다. ㅎㅎ
고동이… 어릴 적 추억을 고스란히 소환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