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가 알게 된 지 8년, 만나게 된지는 2년째 된 날이야.
오늘 네게 받은 선물은 마치 내가 부자가 된 기분으로 만들어주었어.
앞으로 매일 저녁 LP와 CD를 들으면서 부자가 된 기분을 느끼고 잠에 들 거야.
어쩌면 우리는 처음 알게 되고 친해지면서부터 조금씩 끌렸는지도 몰라.
그 당시 난 전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거의 매일 학교가 끝나고 함께 집으로 가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지.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그 많은 대화 속에서도 지루한 틈은 없었어.
우린 어떠한 주제로도 끝없는 대화가 가능했던 사이야.
너는 내가 가진 특이한 생각들이나 지나친 감정들을 한없이 내비치어도 전혀 위화감 없이 다 받아주곤 했지.
함께 걸으며 대화했던 수많은 날들 중에 기억나는 몇몇의 날들이 있어.
난 길을 걸을 때 마치 가로수가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했어.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이, 휘청이는 가지가 살아 움직이는 몸짓이라고 느껴진다고.
쭉 심어져 있는 그 나무들이 내가 인도를 지나갈 때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나를 겁주려고 몸을 더 흔드는 것 같다고.
가족들에게도 이런 말은 해본 적 없을 거야.
이런 어린아이 같은 상상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었어.
우린 그동안 많은 상황들을 함께 마주하고 부딪히고 버텨나갔지.
힘든 순간마다 항상 서로를 지켜주고 의지하고,
한쪽이 무너지면 옆에서 일으켜주는 사이가 되었어.
우린 지금처럼 서로를 믿고 함께 잘 나아갈 거야.
그렇게 더욱 단단한 돌 같은 사이보다는 물렁이는 젤리 같은 사이가 될 거야.
너무 단단해져서 깨질 수도 있는 사이가 아니라,
여기저기 때려도 깨지지 않고 튕겨내며 견뎌내는 사이.
언제나 날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도록 행동해주어서 고마워.
오래도록 함께 재미있게 지내자.
나의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
앞으로 더 사랑할 날들만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