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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

by 수수

2025년 4월 21일 월요일 맑고 더웠다.


최선을 다하는 나.

나는, 요가를 하든, 달리기를 하든, 청소를 하든, 사람을 만나든, 일을 하든, 무엇을 하든지 최선을 다한다. 어려서부터 다져진 내 모습이다. 온몸과 마음을 다 바친다. 결혼 전, 남편과 데이트를 할 때도 그랬다. 남편이 약속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게 도착해도 기다렸다. 올 거야, 오겠지,라는 생각으로 기다렸다. 얼마나 미련한 짓이었던가! 기다리는 동안 나를 잊고 상대방에게 집중했다. 고등학생 때, 서울로 전학을 왔을 때도 새벽에 학교에 등교하여 도서실에서 공부했다. 하교 후에도 밤늦게 도서관 문을 닫을 때까지 공부했다.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시간이 행복했다. 중학생 때, 명절이 되면 도시에서 친척들이 몰려왔다. 손님 맞을 준비로 청소를 했다. 기와집 지붕 밑 거미줄을 떼어 내고, 뒤뜰 풀 뽑기, 안뜰 쓸기, 마당 잡초 뽑기, 안방 다락에 쌓인 먼지 치우기, 부엌 찬장 정리하기. 내 손이 부지런히 움직일 때마다 깨끗해졌다. 많은 일들을 최선을 다해 해냈다. 눈으로 보이는 변화, 나는 그 변화를 경험했다. 최선을 다하면 되는구나! 남편을 기다리던 그 마음으로 자녀의 성장을 기다렸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를 거쳐 청년까지 성장하는 동안 차곡차곡 쌓아 온 최선은, 성인이 되어 어떠한 것에 도전할 때 포기하지 않는 저력이 되었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듯한 상황에서도 다시 시작한 힘이 되었다. 최선, 나는 나 자신에게 최선을 다한다. 나 자신이 행복한 하루를 보낸다. 상대방에게 친절하고, 정직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길이다. 나는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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