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제가 만들었어요."
한 아이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 왔다. 다른 아이들보다 가녀린 몸과 목소리로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아이다. 돌봄 교실 시간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다. 나에게 공깃돌만 한 보석을 건넨다. 보석처럼 생긴 작은 돌을 둘러싼 장식, 하얗다. 하얀 조개껍질을 동그랗게 잘라 놓은 듯하다. 작은 돌 위에 세 개가 빙 둘러 하얀빛을 낸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에게 다가갔다. 이 아이는 집에 가기 전에 항상 나를 찾아온다. 수줍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선생님 아직도 집에 안 가셨어요? 언제 가세요?"라고 말을 건넨다. 가끔, 돌봄 교실에서 만든 작품을 나에게 선물로 준다. 한 시간여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을 텐데 전혀 아까워하는 기색도 없다.
오늘도 그 작품 중 하나다. 나는 이 아이가 주는 선물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고민한다. 나에게 필요한 물건은 아니다. 둘만한 공간도 마땅치 않다. 이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아이들이 준 선물도 책상 서랍 안에 가득하다. 밤하늘에 반작이는 별처럼 예쁜 마음을 담은 선물이다. 나에게 건네 주기 위해 작은 돌을 잡고 있는 두 손가락, 천사의 손가락이다.
"이거, 나 주는 거야? 이렇게 귀한 걸 나 주는 거야? 00 이가 가져야지."
"선생님께 선물로 드리려고 만들었어요."
나는 오늘도 아이에게 사랑을 배운다. 나도 허리를 숙이고 아이의 손을 잡아준다. 고맙다고 정말 고맙다고, 몇 번이고 인사한다. 나는 아이로부터 부드러운 눈빛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