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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나 Sep 14. 2021

커리어 전환을 위한 8주간의 부트캠프가 끝났다

코드스테이츠 프로덕트 매니저 부트캠프 회고


PMB를 선택한 이유

2021년 5월, 현직 스타트업 PM분께 티타임을 요청해서 이력서 관련 조언을 받았다. 꼼꼼히 봐주시고 조언해주신 덕분에 서류를 개선할 수 있었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머릿속에 고민이 꽉 차있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은 좋지만, 그래서 입사 후 어떤 PM이 되려는 것인지 잘 보이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 PM분께서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추천해주시면서, 반드시 "개발자와 함께 일해본 경험"을 쌓으라고 말씀해주셨다.



브런치나 미디엄의 아티클을 읽으면서 개발/프로덕트 관련 지식은 독학할 수 있을지 몰라도, 사이드 프로젝트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개발자를 구해야 하고, 디자이너도 구해야 했다. 그들을 구하려면 그전에 문제 정의도 기획도 해야 했는데, 경험이 없어서 막막하기만 했다. 사이드 프로젝트 팀원을 구하는 웹사이트/카페 등등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얻었지만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기 이전에 내가 기획자로서 준비되어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떡하지? 어디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

개발자와 함께 일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지?

다른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PM이 되는 건지...  



그러던 중에 코드스테이츠 PM 부트캠프 광고를 봤다.

1. 강의를 들은 후에는 팀 프로젝트를 하게 되고, 그 이후에 사이드 프로젝트도 진행할 수 있다

2. 물론, PM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다양한 지식들과 툴을 익힐 수 있는 커리큘럼도 마음에 들었다

3. [we win 코스]를 선택하면 취업 이후 소득 공유 방식으로 수강료를 지불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무소속/고정 수입이 없는 상태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내 상황에도 적합했다



지원해서 합격이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서둘러 지원서를 쓰고 인터뷰 영상을 찍었다. 일요일 23시 58분에 가까스로 모집 지원을 마쳤고, 화요일에 [we win 코스]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렇게 8주 간의 부트캠프가 시작되었다.





8주 동안 얻은 것


1. 어디에서든 주도적으로, 최대치를 뽑아내는 학습 태도



PT를 많이 해서 "PM"일 수도...

토론 수업은 기대되면서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들었던 수업이었다. 랜덤 하게 매칭 되는 팀원들과 알아서 역할을 나누고 주어진 주제로 토론을 하고, 그 내용을 정리해서 발표하는 것. 코로나 시국이 시작된 후로 숱한 온라인 기반 커뮤니티 활동, 세션을 경험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건 어려운 거였다.

발표는 누가 할까요..? (적막...)

처음엔 낯설었던 동기들과 어색한 침묵도 흘렀지만, 다들 서서히 적응해서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토론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마지막 토론 수업 때에는 발표자가 되어 발표도 결국 해내고야 말았으니, 자신감도 차곡차곡 쌓인 시간이었다.



배움의 기회는 도처에 있다

토론 과정 중에 "경험에서 발견한 인사이트"를 공유할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나의 경험을 새롭게 해석해볼 수 있어 즐거웠다. 특히, <유저 리서치 경험>을 주제로 한 토론 때가 기억에 남는다.


지난 2020년, 나는 맛집 리뷰 어플 "뽈레"의 열성 유저였다. 이때 뽈레 측에서 유저 인터뷰에 초대해주셔서 광화문 위워크 오피스에 다녀왔었다.(뽈레 담당자분들과 2시간 동안 열띤 대화를 나누고 왔다... 성덕이 된 기분.) 이때 얻은 인사이트를 토론 수업에서 공유하면서, 유저로서 인터뷰에 참여한 경험 또한 PM 업무 역량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짧은 시간에도 최대치의 성장을 만드는 연습

PMB에서는 매 수업이 끝나면 수업 내용과 관련된 주제로 블로깅 과제를 진행한다. 여태 공부해왔던 전공도 아닌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매주 학습하고, 동시에 배운 내용 이상의 결과물(블로깅 포스팅)을 산출해야 했다. 공부가 원래 그런 것이지만서도, 처음에는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다.


블로깅 과제를 하면서 "힙서비" 생각도 많이 났다. 올해 상반기부터 힙서비 3기, 4기, 지금은 5기까지 참여하며 매주 ux 포인트를 분석한 짧은 글을 올리고 있다. 이때 연습했던 "발견 → 학습/분석 → 공유"의 과정이 PMB 블로깅 과제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하지만 역시... PMB는 달랐다. 뭐가 달랐냐면, "양"이 남달랐다. 짧은 시간에 최대치를 뽑아내는 연습을 했고, 학습 능력이 늘 수밖에 없다. 솔직히 나도 처음에는 내가 이렇게까지 해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하라는 대로 성실하게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됐다... (이래서 부트캠프인가!)






2. 완벽주의 말고, 완벽 추구



비록 내가 만든 결과물이 보노보노 PPT처럼 느껴질지라도

PMB 블로깅 과제를 시작하고, 처음엔 하루 종일 과제 생각을 놓을 수가 없었다. 왜냐면 내가 쓴 글이 보노보노 ppt 같아서... 혹시라도 누가 읽을까 봐 부끄러웠으니까...


원래의 나는 완벽 추구보다 완벽주의에 가까운 사람이라서 완성도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무려 21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완벽주의를 내려놓기 시작했다.(그럴 수밖에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보노보노는 잘못이 없습니다



지금은 좀 부족해도 괜찮아. 결국엔 내가 이겨!

과제를 하는 목적 중 하나는 "직전에 배운 내용의 복습"이었고, 지금 상황에서는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결과(= 블로깅 과제물) 보다 과정(= 과제를 통한 복습)에 집중하자고 결심했다.


일단 학습한 기억이 생생할  60%라도 만들어두면, 추후에 디벨롭하는  훨씬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매번 성실히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복습도 되고,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도 되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공부에도 효과적이었다. 그렇게 나는 완벽주의보다는 완벽 추구가 옳은 법이라는  깨달았다.




더 큰 성장을 위해 완벽주의 자아와 타협하기

기본적으로 블로깅 과제는 수료 전에만 완료하면 되고, 수업 전까지 완성하는 것은 권고 사항이다. 완벽주의자 답게도, 부트캠프 초기 나의 목표는 이 "권고 사항"을 "완벽하게" 지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딱 한 번, 나의 완벽주의 자아와의 합의 후 마감을 지키지 않았다. 바로, 면접 준비를 병행하던 때였다.


면접 준비 기간에는 무리하지 말자!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한정된 리소스를 가지고 두 가지 모두에 최선을 다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과제는 초안만 작성해두고 마감을 미뤘다. 그보다 당장의 채용 프로세스에 집중했다.


물론 면접을 성실히 마친 이후에는 새로운 과제와 마감을 연기했던 과제를 계획에 맞춰 완성했다. 마감을 연기했던 과제(링크) 개선점을 확인하기 위해 별도로 크루 님께 피드백을 요청드렸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크루 님께서 남겨주신 피드백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그래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거구나!'


상황에 맞춰 적절히 리소스를 분배했고, 그 결과도 무척 만족스러웠다.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까지 무리하며 완벽에 집착하지 않아도 됨을 배웠다. 앞으로의 성장에도 의미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8주 동안 총 21번의 마감 중에서 20번의 마감을 지켜냈고, 나는 내 성과에 만족하고 있다.

 



매번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 칭찬해주자






3. 글력의 성장

근육질 보노보노로 변신하기

예전부터 내가 배운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유하기를 좋아했다. 일을 시작할 무렵부터는 커리어, 직무 관련 글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뇌피셜 아닌, 제대로  근거를 갖춘 결과물() 만드는 방법을 몰랐고, 그런 글을 써서 여기저기 공개해본 경험도 없어 차마 실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PMB에서 겪은 21번의 마감은 나의 글력을 탄탄하게 만들어줬다. 일단 PMB에서 주어진 가이드를 따라서 자료 조사를 진행하고, 분석하고,  결과를 글로 공유했다. 그러다 보니 점차 글의 구성이나 전개 방식에 대한 나만의 기준이 겨 과제가 아닌 새로운 글을 구성하는 것도 수월해졌다.




짜릿한 피드백의 재미

PMB 내부에서 크루님들이 과제 피드백과 함께 "참고하면 좋을 동기" 선정해주셨는데, 성취 지향적인 성향의 나에겐 무척 좋은 시스템이었다. 10개를 쓰면 그중 7개는 "참고하면 좋을 동기" 꼽히는 성과를 내면서, 나는 피드백을 발판 삼아 보다 열정적으로 글쓰기 연습을 이어나갔다.


 번은 와디즈의 그로스 포인트를 분석한 포스팅(링크) 대해 현직자이신 지인분께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외에 참여 중인 커리어 관련 커뮤니티에서 나의 블로깅 현황을 공개하고, 멤버분들께 피드백을 요청했다. 다양한 독자로부터 어떤 부분을 개선하면 좋을지.  어떤 부분을 유지해야 할지 듣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와디즈 현직자이신 지인분께서 주신 피드백


앞으로의 글쓰기 라이프가 기대되는 지금

"나는 앞으로도 이런 시행착오를 거뜬히 겪어낼 수 있다, 그렇게 성장할 수 있다"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PMB 7기는 끝났지만, 앞으로도 나의 학습 기록과 커리어 성장 기록으로서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나가려 한다. 그래서 브런치에 들어왔다. 브런치의 경우, IT업계 종사자분들이 이미 많은 글을 쓰고 있는 채널이라서 더 많은 분들께 내 글이 읽힐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4. 함께 성장하는 동기들


상부상조가 잘 되는 커뮤니티

서로 동일한 직무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PM에 집중된 인사이트 공유가 가능했다. 수업시간에 주저 없이 질문하고, 해결될 때까지 파고드는 동기들과 함께 공부하며 나 또한 끈질기게 파고들 용기가 생겼다.


사실 첫 주에는 조금 기죽기도 했었더랬다. 비교적 업무 경험이 짧은 나와 달리, 보다 풍부한 도메인 경험을 한 동기분들도 많았고, 나와 다르고 색다른 관점을 가진 분들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 장점은 꿋꿋하고 성실한 점이고, 어디에서든 배울 점을 찾아낸다는 점이지!


'멋진 동기들과 한 자리에 있으니 나에게도 그런 멋짐이 있다는 뜻이겠구나', 하고 생각을 전환했다. 게다가 앞으로 IT업계에서 일하면서 자주 보게 될 사람들인데 이들에게 "함께 일해보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 과제도 수업도 최선을 다했다.


멋진 동기들은 존재만으로도 더없이 좋은 동기부여가 되었다.




으쌰 으쌰!


앞으로도 나의 레퍼런스가 되어줄 동기들

PMB가 끝났지만 동기들과의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서로의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 나만의 경험으로는 미처 몰랐던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동기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단련해온 스킬을 보며 배운다.


PM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일 잘하는 PM"이 되기 위해,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기에 동기들로부터 배우며 발전할 수 있는 지금의 기회가 무척 소중하다.


이게 다 멋진 동기들을 만난 덕분이다. 이렇게 멋진 동기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에 용감하게 도전한 과거의 나, 굿잡! 땡큐!  






아쉬운 점은?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과제에 대한 다양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막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한 블로깅 과제였다 보니, 이게 정말 맞는지 좀 더 확실한 피드백을 자주 받고 싶었다.


기존에 [페어 리뷰] ㅡ 같은 동기끼리의 피드백해주는 시스템이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피드백 작성 일정이 지켜지지 않아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


직접 크루 분들께 피드백을 요청드렸을 때, 꼼꼼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고 훨씬 만족스러웠다. 이런 피드백이 기본적으로 주어진다면 보다 만족도 높은 학습과정이 될 것 같다.


피드백을 기다리는 나....





 


수수나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사이드 프로젝트 ㅡ 앱 서비스 출시

PMB 강의는 모두 마쳤지만, 실제 프로덕트를 만들며 개발자와 함께 일해보고 싶다. 지금은 PMB 동기 분과 PM  2인으로 신규 서비스를 기획하는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추후에 개발자를 구해서 올해 하반기 중으로 실제 앱 서비스로 만드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발전시킬 계획에 있다.



PM으로서 본격적인 커리어 쌓기 ㅡ 포트폴리오 제작, 입사 지원

팀 프로젝트가 끝나면 프로젝트 내용을 바탕으로 이력서, 포트폴리오를 제작할 예정이다. 수료 이후에는 바로 취업준비에 올인하고, 나와 fit이 맞는 기업에 취업해서 프로덕트를 만드는 실무 경험을 쌓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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