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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수 Sep 21. 2022

핀란드 선생님

핀란드 선생님을 통해 배우는 핀란드, 핀란드 교육

내가 핀란드어를 잘 배우게 된 이유를 물어본다.

나는 그 공을 '핀란드 선생님'께 돌렸다. 


물론 그 이유로만 핀란드어를 잘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다. 

또 다른 이유를 소개하자면 


첫 번째: 내가 언어 배우는 걸 좋아해서

두 번째: 남편이 잘 도와줘서 (나의 핀란드어 발음을 정확하게 발음할 때까지 교정해주는 끈기)

세 번째: 좋은 핀란드 선생님을 만나서


나에게 좋은 핀란드 선생님은

- 핀란드어를 정확하게 가르쳐주는 선생님

- 인내심을 가지고 바라봐주는 선생님

- 마음이 따뜻한 선생님이다. 


나의 첫 번째 핀란드어 선생님은 '헬미나'다. 

헬미나는 나와 나이가 비슷하다. 헬미나를 만난 건 2020년 6월이었다. 



핀란드어 수업을 갔을 때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있었다.


수업 시간이 되면 '잘 듣지 않고 똑같은 질문 하는 친구', '물어봤던 거 또 질문하는 친구', '정말 사소한 문법 규칙에 집착하는 친구', '일부러 어려운 질문하는 친구' 다양한 친구가 있다. 


선생님이 이미 설명한 내용을 잘 듣지 않고 똑같은 질문을 하는 친구를 보면 답답하고

물어봤던 거 또 질문하는 친구를 보면 시시한 때도 있었고

수업을 배우면서 더 빨리 배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헬미나를 보면서 이런 미운 마음이 쏙 사라졌다. 

헬미나는 어떤 질문이든 간에 잘 들어주고 차분하게 대답해줬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다 어른이고, 다 다른 나라에서 다양한 문화에서 자랐다.

배우는 속도도 다르고 생각하는 방법도 다르다. 

당연히 질문이 많고, 질문을 하는 것도 다 다르다. 

처음에 누구나 빨리 배우고 싶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다. 

헬미나를 보면서 그런 마음을 차분하게 다듬을 수 있도록 배웠다. 

그런 헬미나를 통해 '끈기와 인내심'을 배웠다. 


두 번째 선생님 '야나' 

야나는 아주 쿨한 선생님이었다.

어려운 문법이 있으면 '원래 이런 거니까 너무 생각하지 마' 그냥 받아들여 이런 태도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실생활에서 어떻게 핀란드를 쓸 수 있는지 알려줬다.

야나를 통해 핀란드어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게 됐다. 


언어를 배울 때 항상 정체기가 오고, 성장을 위해서 배움이 더뎌지는 구간이 자주 찾아온다.


세 번째 선생님 '오우띠' 

오우띠는 아주 칼 같은 선생님이었다.

오우띠의 정확하지만, 얄짤없는 가르침은 핀란드 시작을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아주 필요한 자세였다고 생각한다.

오우띠의 또 다른 특이한 점은 핀란드어 교재에서 나올법한 정직하지만 정확한 발음과 목소리였다.

그래서 오우띠의 목소리를 들으면 시험을 치는 거 같은 교재의 음성을 튼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오우띠는 정확하게 가르쳤다.

맞는 건 맞고, 아닌 건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렇게 말하는 건 맞고 이렇게 말하는 건 틀렸다고 정확하게 말해주는 선생님이었다.

처음에 언어를 배울 때 정확하게 뭐가 맞고 뭐가 아닌지를 배우지 않으면 규칙들이 섞이기 마련이다. 

오우띠는 헷갈리는 상황에서 정확하게 규칙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준 선생님이다.

오우띠는 나에게 애틋한 감정과 마음이 들게 하는 선생님이다.

오우띠 이야기를 쓰면서 눈물이 났다.  

마지막으로 수업을 끝내면서 인사를 하는데 오우띠도 울고 

나도 눈물이 났다. 

아마 오우띠가 가장 우리의 상황을 자기가 처한 상황처럼 느껴서 오히려 더 엄격하게 가르친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내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여기까지 왔구나라고 생각이 들어서 감정이 북받쳤다.

아마 핀란드어를 배우고 조금 지치고 어려운 단계에 왔을 때 이끌어준 선생님이고

우리를 더 각별하게 생각해준 선생님이다. 

또 핀란드어를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나 자신도 대견하다.

나의 배움의 곡선 성장, 정체, 도약기를 같이한 선생님이라 나에게 특별한 선생님이다.


네 번째 선생님 '빠이비'

빠이비는 올해 환갑을 맞이했다. 

빠이비는 '친구' 같은 선생님이다.

빠이비는 항상 '어떻게 지냈어?', '기분은 어때?'로 수업을 시작한다. 

역시 경험과 연륜에서 여유가 나온다. 

숙제를 안 해가면 피해 갈 수 없게 무작위로 이름을 불러서 숙제 답을 물어본다.

빠이비와 핀란드어 수업을 하고 나면 어려운 핀란드 문법도 다 깨부술 수 있을 거 같은 힘이 생긴다. 


핀란드 선생님을 통해 배운 건

1️⃣. 인내심

2️⃣. 정확성 & 엄격함

3️⃣. 여유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건 호기심, 태도, 환경이 중요하다. 

언어를 배우는 데는 끊임없이 도전적인 상황에서도 호기심을 잃지 않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저돌적으로 배워야 한다.

물론 주위에 그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내가 만난 핀란드 선생님들은 대부분 '아니면 아니다. 맞으면 맞다.' 

정확하고 엄격했다. 

하지만 배우는 학생 입장에서 내가 오답을 대답해도 부끄럽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줬다.


가끔 만약 '다른 핀란드어 선생님을 만났으면 어땠을까?' 상상해본다. 

또 다른 핀란드어 아이덴디티가 생겼겠지.

핀란드 선생님을 통해 핀란드어를 배우는 자세, 태도를 배운다.

핀란드어를 배우면서 오히려 내가 모자랐던 '끈기, 인내심, 엄격함, 정확성'을 배웠다.


아무리 어려운 핀란드어도 다시 마음가짐을 다 잡아본다. 

내일은 또다시 새로운 시작이다.


저의 '핀란드어' 티스토리 블로그 포스팅에 기반해서 작성했습니다

https://choisooyeon.tistory.com/entry/%ED%95%80%EB%9E%80%EB%93%9C%EC%96%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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