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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Dec 09. 2022

태국 여행

방콕 첫 여행 이야기 3 '치앙마이, 방콕 호캉스 수코타이 호텔 셀라돈

치앙마이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날씨는 환상적이었고, 우리의 여행도 어느새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아침을 맞은 우리는 조식을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오늘 비행기는 늦은 오후라 느긋하게 식사를 마치고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긴 다음, 다시 말해 제대로 호캉스를 누린 다음 호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공항으로 가는 게 우리의 일정이자 계획이었다.  



우리가 묵은 '파크 보로우 시티 리조트'(Park Borough City Resort)는 조식이 유명하다는(사실 예약은 내가 했지만 그런 거까지 검색하진 않았는데 남편이 검색 후 말해줘서 알았다는~ ㅎ) 남편의 말에 기대를 많이 해서일까? 

사실로 말하자면, 단정하게 잘 정돈된 느낌은 들었지만 조식에서 뭐 특별한 감흥을 받은 건 없었다는 말을, 하지만 가짓수에 비해 실속은 있어 보였고, 맛도 좋았고, 특별히, 소박해 보이는 호텔의 규모에 비해 수제 잼까지 갖추고 있었던 건 칭찬해주고 싶다는 말을 전한다. 


맛있게 조식을 먹고 룸으로 올라간 우리는 아주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수영장으로 내려갔다. 

오로지 우리만을 위한 제법 큰 수영장에서 실로 오랜만에 우리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물속에서 노닐었는데, 실내에서 수영하는 것과 확실히 차별화되는(물속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 빛나는 은빛 물결을 바라보는 건 아는 사람만 아는 아주 특별한 감격!) 희열을 느꼈고, 고로 아주 많이 행복했다.  



이렇게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것이 바로 우리 부부의 장점이자 천생연분인 이유라는 걸 재차 확인한 순간이었고, 아무튼 우린 마냥 이런 순간들을 즐기고 또 즐겼다. 


참, 그전에 조식을 마친 우리는 수영장 옆 오솔길이 난 그곳에 마치 태고의 신비를 훔치듯 살며시 발을 디뎠는데, 와우~ 왜 한 떼의 일본 여성들이 그곳으로 들어갔는지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는 거! 

여성들의 감성에 훅~하고 들어올 만큼의 아기자기, 귀엽고도 앙증 맞고 현란한 카페 겸 베이커리가 그곳에 있었던 거다. 


그 예쁨에 감탄하며 우리도 그 신비로운 공간을 유영하다 돌아왔고, 수영 마치고 다시 들러볼까 했었는데 그 뜻은 이루지 못했다는 아쉬운 소식을 또 전한다.  



아무튼 짧다면 짧은 호캉스를 확실히 즐긴 우리는 친절한 호텔 스태프들의 환송을 받으며 공항으로 향했고, 비행기에 오른 후 1시간 10여분 만에 방콕에 도착했다. 


방콕의 마지막 숙소는 지금까지 태국 여행에서 가장 호사스러운 곳, 바로 태국의 전통미를 최대로 살렸다는 '수코타이'(Sukhothai) 호텔이었다. 


말이 나와서 말이지만 우린(아니 사실 나는) 이번 여행을 계획하며 조금 영리하게 일정을 짰는데, 예를 들어 처음엔 가성비와 평이 훌륭한 중가 정도의 호텔, 그리고 치앙라이처럼 하루 숙박하는 경우엔 좀 더 럭셔리한 곳으로, 그리고 뒤로 갈수록, 다시 말해 여행의 엔딩에 다가갈수록 호캉스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그런 곳으로 정했다. 


그래서 우리의 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호텔로 난 기꺼이 태국적 미를 간직하고 있는 호텔 수코타이를, 더불어 이곳의 전통 태국요리는 평판이 워낙 자자하니 마지막 저녁은 이곳에서 먹는 걸로 그렇게 계획했고, 그 뜻을 이뤘다고 볼 수 있겠다. 


호텔은 도심에 위치했다는 걸 믿을 수 없을 만큼 조용하고 또 아늑했다.

로비에서부터 길게 늘어선 홀웨이가 압도적이었고, 리셉셔니스트가 직접 룸까지 우릴 에스코트하며(사실 이전 호텔도 그러긴 했지만) 일일이 룸의 시설(?)을 차근차근 설명해줬다.  


아무튼 지금까지 태국여행에서 가장 훌륭한 호텔에서 묵게 된 것에 우린 감사했고, 더불어 명성 높은 식당에서 식사까지, 그야말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음에 우린 또 감사했다. 


그렇게 기대를 하고 방문한 식당 '셀라돈(Celadon)'. 몇 안 되는 테이블이지만 이미 좌석은 어느 정도 꽉 찬 상태였고, 웨이터나 웨이트리스들의 복장이나 움직임 또한 눈에 띄게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게 맘에 들었다. 

우린 테스팅 메뉴를 선택했는데 단품요리인 ‘알-라-까르뜨’가 아닌 일종의 정식 메뉴인 셈. 역시 가격이 좀 셌지만 기꺼이 우린 태국의 맛(?)에 투자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결과, 생전 처음 맛보는 맛과 플레이팅에 연신 감탄하며 태국의 맛을 즐겼고, 대만족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중간중간 수석 웨이터가 자리에 와 진행과정을 살피고, 차를 권하고, 전통 태국 무용까지~ 참으로 흐뭇하면서 인상 깊은 식사였고 지금 생각만으로도 기쁨이 차오른다.  



저녁식사를 아주 늦게 마친 우리는 어둠이 깔린 수영장을 비롯해 호텔 곳곳을 구경하고 룸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내일 벌어질 일(?)을 상상하며 아주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지금까지 완벽에 가까울 만큼 우리 여행이 성공적이었음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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