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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노마드 Oct 03. 2023

몬트리올 뮤지엄 무료 관람기

매월 첫째 일요일에 행해지는.

지난번에도 한 번 언급한 거 같은데, 몬트리올에는 공짜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할 수 있는 날이 있다.

1년에 딱 한 번, 5월의 마지막 일요일에는 모든 미술관과 박물관이 무료 관람 가능하다.

그리고 매월 첫 번째 일요일엔 일부 미술관이나 박물관 무료 관람 가능한 곳이 있다.


어제인 이곳 날짜 10월 1일, 10월임에도 마치 늦여름 같은 포근한 날씨와 청명한 하늘을 벗 삼아 난 남편과 외출을 단행했다.

지난번 맛봤던 중국식 만두 '덤플링'도 땡겼고, 첫 번째 일요일 뮤지엄 무료 관람 혜택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


원래는 다미안과 함께 하려던 게 우리의 계획이었는데, 어제 다미안은 친구 생일파티에 참석한다고 해서 우리끼리만 지하철을 타고 그곳으로 향했다.


지난번 갔던 곳에 들어갔더니 둘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을 권하길래 4인용 좌석에 앉을 수 없냐고 물었다.

특유의 중국인답게 다소 퉁명스럽게 예약된 자리라고 하는데 남편이 기분 상해 그냥 나가잔다.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조금은 불친절한 태도가 나 역시 못마땅하긴 했었는데 역시나였다.


우린 차이나타운 내 다른 '만두집'으로 향했고, 조금 기다린 후 바로 착석할 수 있었다.

역시나 좁은 두 사람 좌석이었는데, 잠시 후 옆자리가 비길래 물었더니 옮겨도 좋다고 했다.

해서 여유로운 4인석에 앉아 편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주문도 여러 가지를 해서 아무래도 2인석은 좁기도 하려니와 이왕이면 쾌적하게 식사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다 똑같을 듯싶다.

점심시간도 지나 우리가 들어올 때 한꺼번에 함께 들어온 사람 말곤 더는 손님도 없어 덜 미안한 마음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었다.



맛있게 만두와 오이무침, 국수 등을 먹고 집에 가져갈 음식까지 주문해 챙긴 후 우리는 올드 몬트리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난번 들렀던 시내 '카페 올림피코' 본점이 그곳에 있어 남편은 기대 잔뜩 하고 거기부터 찾았는데, 역시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기다리기를 아주 많이 싫어하는 남편은 에스프레소고 티라미슈고 다 귀찮은 듯 나가잔다.

해서 난 아무 말 없이 따라 나왔고, 우린 사람들 물결로 이뤄진 올드 몬트리올에서 사람 구경하며, 사진도 찍으며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바실리카 노트르담 성당



우리의 목적지는 17세기 파리를 떠나 몬트리올에 정착해 교회와 처음으로 학교의 반석을 세운  'Marguerite Bourgeoys 뮤지엄'이었다.

300년이 넘는 교회의 역사와 그녀의 일생을 엿볼 수 있는 뮤지엄과 지하실로 이루어져 있는 그곳에 들러 구경했는데, 특히 어제는 '노아의 방주'를 종이로 만든 아트까지 전시돼 있어 구경거리가 더욱 풍성했다.

구경을 마치고 교회 안으로 들어갔더니 그곳에선 또 미사 시간에 맞춰 파이프오르간이 연주되고 있어 더욱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고.



한 가지 아쉬운 거라면 '카페 올림피코'의 에스프레소와 티라미슈를 맛보지 못한 것이었지만, 내가 만든 브로우니를 가져갔고 냉커피도 준비해 갔기에 우린 벤치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꿩대신 닭이란 심정으로 그걸 즐겼다.

그리고 운동하는 마음으로 주변을 좀 더 산책하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어젯밤 새벽에 눈이 떠져 이런저런 생각하다 겨우 다시 눈을 붙였는데 역시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인 듯싶었다.

잠깐 늦은 짧은 오수를 즐기다 눈을 뜨니 그나마 개운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찬란한 내 최애 달 10월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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