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공감하기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의 에피소드 중 주인공 유미가 부서이동을 고민할 때 용기에 대해 나온다.
상황 마다 필요한 용기의 양이 달랐는데, 내가 가진 용기가 부족하다면 주변사람들을 통해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유미도 자신에게 조금 부족한 용기를 직장 동료에게 얻었지만 정작 자신을 지지해 줄거라 믿었던 웅이의 현실적인 지적에 얻었던 용기마저 잃어버렸다.
지금 나에게는 용기가 필요하다.
핑계대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 망설이지 말고 추진할 수 있는 용기.
그런 용기를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
신기하게도 내가 고민에 빠져있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 말하지 않았는데도 나에게 용기와 위로를 건네주는 분이 있다. 몇년 전부터 알게된 동네언니인데 한 번씩 나를 불러낸다. 평소 연락을 자주 하는 것도 아닌데 늘 시기 적절하게 나를 찾는다. 나는 그저 한바가지 정도의 용기가 필요했을 뿐인데 그녀와의 시간을 통해 온몸 가득 긍정에너지를 충전하고 온다. 그녀는 어떻게 항상 내가 필요한 순간마다 먼저 연락을 해 나를 찾는 걸까?
그리고 그녀의 어떤 점이 내게 힐링을 선사해 주는 걸까.
바로 적절한 "공감"과 마음을 관통하는 질문이다. 사람은 자기에게 공감하는 존재에 반응하듯 나 역시도 오롯이 내 편에서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을 해주는 그녀에게 마음을 연다. "내 고통에 진심으로 눈을 포개고 듣고 또 듣는 사람, 내 존재에 집중해서 묻고 또 물어주는 사람, 대답을 채근하지 않고 먹먹하게 기다려주는 사람"(당신이 옳다, 정혜신, p109)이 바로 그녀이다. 그녀의 정확한 공감이 흔들리는 내게 용기를 주고 또 살아가게 한다.
이어령 선생은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공감"이라고 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를 거치며 문명은 발달했고 사람들은 물질적 풍요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정신적 빈곤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쉽게 공감한다는 말을 쓴다. 하지만 누군가를 공감하기 위해선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올바른 공감이 가능하다. 그녀는 인생 선배로서 나의 삶을 오롯히 이해하고 공감해준다. 그렇게 현재 나의 감정을 공감받기 때문에 나는 과거의 상처까지도 그녀에게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그녀를 만날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