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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아윤 Aug 04. 2024

감사 안의 감사

감사편지

나는 감사를 모르는 아이였다.

하지만 난 예의 바른 아이였기에 누군가의 배려나 도움을 받으면 늘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나에게 감사란 그저 인사 같은 것이었다.

남들에겐 매일 평범한 하루도 나에겐 인심 쓰듯 어쩌다 하루 보너스처럼 주어졌고

나의 숙제가 아닌 것도 모두 내 몫이 되는, 누구 하나 도와주는 이 없이 하루하루 지쳐갈 때

내 시야는 점점 좁아졌고 감사의 인사조차 메말라갔다.

나의 사랑하는 그녀, 양귀자님이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었다'라고 했던가!

그녀의 한 줄이 단비처럼 쏟아졌고 비로소 내 안으로 타들어가던 나의 시선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내 안에서 나를 볼 때 한없이 불쌍하고 억울해서 안아줄 힘조차 무기력해졌던 내가, 희망조차 없는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니 그저 사춘기 소녀 같은 어리광으로 느껴지며 그제야 감사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그 감사가 얼마나 뜨거운지.. 난 말하지 못했고 그저 눈물만 흘렀다

감사는 나를 살렸고 난 내 안의 감사에게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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