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내고 싶은 것
인생은 숙제 같았다.
학생으로 해야 할 숙제, K장녀로서 해야 하는 것,
엄마로서, 프리워커로서, 아내로서..
어느 순간부터 해내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의 모호한 경계에 살고 있다.
내가 맡은 일이라면 정말 하기 싫은 일도
책임감으로 인해 꼭 해내고 싶은 일로 만드는 내가
스스로 완벽주의에 가두어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로 인해 성취감과 해방감 대신
인정과 확신을 받는 나로 가둬두는 것..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냈을 때의 성취감도
분명 있었을 텐데
그 기쁨 또한 찰나의 순간으로 망각한 채
늘 나의일들은 내 앞에 줄을 서 있다는 부담감을
먼저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늘 내 것을 만드려고
아등바등 애써온 것에서
조금은 거리 두기를 하고 싶다.
나의 것으로 세상에 긍정 영향 주기
내가 세상 한 부분의 대명사가 되는 것 등
그 꿈은 무한하고
그것 또한 내가 해내고 싶은 것이지만
내가 꼭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은 가끔 모르는 척도 하고,
적당히 느슨하게 사는 여유도 해내고 싶은 나 이기도 하다.
해내고 싶은 것으로부터의 탈피한
그냥 내가 되는 것
모든 욕심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마음 또한
내가 해내고 싶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