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25 국내 주요 전시 일정

다소 식은 마켓 분위기, 그러나 화려한 전시 라인업

by 연큐

지난 12월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진행한 2024년 한국 미술시장 결산 세미나를 다녀왔다.

갤러리, 옥션, 아트페어, 연구원 등 미술시장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발제자 그리고 토론자로 참가해서 다양한 시각을 살펴볼 수 있었다.

공통적인 의견으로는 미술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었다는 것이었다. 세계적 경제 침체와 높아진 달러 환율뿐 아니라, 국내의 정치 상황까지 맞물려 소비심리 위축에 외국인의 투자심리 또한 꺼려지는 복합적인 상황인 것 같았다. 특히 옥션은 계속해서 최악을 경신하는 매출에 내부 구조조정까지 이루어졌다는 소문도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은 화려한 뮤지엄 전시 라인업으로 기대되는 전시들이 많다. 이를 월별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깔끔한 디자인의 예쁜 표로는 이미 많은 전시 소개 인스타 계정들이 정리를 많이 해주셨으니 나름의 차별화를 위해(?) 줄글로 기대되는 전시들 몇 가지를 꼽아 소개해 보고자 한다.




● 1월 (게으름을 피우다 이미 1월이 지나가 2월 전시 종료 기준으로 선정했다)

NISI20250107_0001745081_web.jpg?rnd=20250107161353 탁영준, <월요일 날 첫눈에 똑떨어졌네>, 2024 ⓒ뉴시스

- 제24회 송은미술대상전 (12/17 - 2/22)

매년 유망한 젊은 작가들을 선정하여 수상하는 송은미술대상전이다.

여러 미술대상 중에서도 2천만 원이라는 상금과 송은 전시공간에서의 개인전 등 혜택이 아주 매력적이다.

올해는 퀴어 정체성과 종교적 신념, 특수한 장소성 등을 주제로 작업하는 탁영준 작가가 대상을 수상하였다.



● 2월

1.jpg

- 아트선재센터 하종현 (2/14 - 4/20)

단색화 계열의 대표작가 중 한 명인 하종현 작가는 올해 아트선재센터와 국제갤러리에서 두 개의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아트선재에서는 하종현의 1959년부터 1975년 사이의 구작으로 전시가 꾸려질 예정이다.


- 리움미술관 피에르 위그 (2/27 - 7/6)

2024년의 필립 파레노에 이어 그의 오랜 친구이자 작가인 피에르 위그의 국내 최초 미술관 개인전이 리움에서 열린다. 영화, 설치, 생물학적 요소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그가 리움과 함께 어떤 방향의 전시를 꾸리게 될지 궁금해진다.



● 3월

01.35065484.1.jpg

- 서울시립미술관 강명희 개인전 (3/4 - 6/8)

한국 여성작가 최초로 파리 퐁피두미술관에서 전시한 강명희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국내 활동이 비교적 적었던 강명희의 작업 세계를 총체적으로 재조명하며, 자연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한 작가의 예술적 실천을 소개한다.


● 4월

00000000000000019697.jpg 론 뮤익, <침대에서>, 2005 ⓒ서울시립미술관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론 뮤익 (4월 - 7월)

2023년 까르띠에 재단에서 전시를 선보여 화제가 됐던 거대한 극사실주의 조각가 론 뮤익의 개인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예정되어 있다. 영화 특수분장을 담당하던 론 뮤익의 조각들은 실제보다 아주 거대하게 확대되거나 축소되어서 기이하면서도 낯선 느낌을 주며, 작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재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 5월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상설관 오픈 (5월)

이건희 회장 기증 컬렉션에 더해 한국 근현대미술사 약 100년의 맥을 짚어보는 전시가 열린다. 국현 서울관은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현대미술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기획전시만 진행했었는데, 처음으로 개설하는 상설관이니만큼 어떤 소장품들로 전시를 선보이게 될지 기대가 된다.


AA.34380041.1.jpg 캐서린 번하드, <Bacterium Run> ⓒ한국경제신문

- 예술의전당 캐서린번하드 (5/22 - 9/28)

캐서린 번하드는 대중문화, 만화 캐릭터, 브랜드 로고 등을 이용해 거침없는 붓질과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한 팝 아트 작가로, 특히 '핑크 팬더' 캐릭터로 인기가 많다.


● 8월

-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8/26 - 11/23)

광주와 부산비엔날레는 작년에 막을 내렸지만, 홀수 해인 올해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열린다. 25년이라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서울미디어시티어비엔날레는 올해도 가장 실험적이면서도 동시대를 대변하는 미디어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ED%8A%B9%EC%84%B1-%EC%95%84%EB%AA%A8%EB%A0%88%ED%8D%BC%EC%8B%9C%ED%94%BD%EB%AF%B8%EC%88%A0%EA%B4%80.jpg

-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마크 브래드포드 (8월)

동시대 추상화를 대표하는 미국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국내 첫 기획전이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린다. 브래드포드는 도시의 부산물을 주제로 사회적 약자들의 현실을 작품에 반영한다. 회화와 조각, 설치, 영상 등 매체의 구분 없이 다양한 대형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김창열 회고전 (8월)

작년 갤러리현대에서의 3주기 회고전에 이어 올해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도 김창열의 회고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작고 이후에도 꾸준히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김창열의 물방울을 국현에서는 어떤 주제로 풀어나갈지가 기대가 된다.



● 9월

- 키아프 & 프리즈 서울 (9/3 - 9/6)

매년 가을에 개최되는 키아프 서울에 이어, 네 번째 프리즈 서울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개최된다. 부진한 미술시장의 분위기 때문에 프리즈 서울은 2024년이 마지막이다(?)라는 소문도 돌았었는데, 프리즈의 CEO인 사이먼 폭스가 이러한 소문을 전면 부정하며 서울의 아트 위크는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올 예정이다.


98_LB_01-1.jpg Installation view of ‘Lee Bul’, Artsonje Center, Seoul, 1998. Photo by Rhee Jae-yong

- 리움미술관 이불 개인전 (9/4 - 1/4)

아트 위크 기간에는 국내 주요 미술관들이 가장 전시에 힘을 쏟는 기간이기도 한데, 국내 사립 미술관 중 가장 권위 있는 미술관인 리움에서는 이 시기 이불 작가를 선택했다. 인간과 기술의 관계, 유토피아적 모더니티, 인류의 진보주의적 열망과 실패에 대한 탐구를 이어 온 이불 작가의 대규모 서베이 전시가 예정되어 있으며, 이는 홍콩 M+ 미술관과 공동 기획으로 진행된다.


1712283287838_%ED%98%B8%EC%95%94%EB%AF%B8%EC%88%A0%EA%B4%80%20%EC%84%A4%EC%B9%98%20%EB%AA%A8%EC%8A%B5%20%20%EC%97%84%EB%A7%88(Maman)%201999%20%EC%B2%AD%EB%8F%99%20%EC%8A%A4%ED%85%8C%EC%9D%B8%EB%A0%88%EC%8A%A4%20%EC%8A%A4%ED%8B%B8%20%EB%8C%80%EB%A6%AC%EC%84%9D.jpg 루이스 부르주아, 엄마(Maman), 1999, 청동, 스테인레스 스틸, 대리석 1023.6×927.1×891.5 cm

- 국제갤러리 루이스 부르주아, 갈라포라스 킴 (9월-10월)

아트 위크 기간 국제갤러리에서는 대표적인 여성 작가들의 개인전으로 각각의 관을 꾸린다. '마망(Maman)'이라는 거미 조각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태생의 미국 작가인 루이스 부르주아와, 한국계 콜롬비아 작가로 활동하는 갈라포라스 킴의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는데, 두 작가 모두 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만큼 어떤 전시를 선보일지 기대된다.


● 12월

290_644_2658.jpg ⓒ갤러리현대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이대원 (12월)

12월 국현 덕수궁에서는 과수원 작품으로 유명한 이대원 작가의 회고전이 예정되어 있다. 국현 덕수궁에서는 주로 근현대 한국 작가들을 조망하는데, 이대원 작가는 이 시기 드물었던 화사한 색채의 작품들로 한국 화단을 대표했다.


- 국제갤러리 장파 (12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젊은 여성 작가 중 한 명인 장파 작가는 '여성적 그로테스크'와 같이 타자화된 감각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두산아트센터, 인천아트플랫폼에 이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운영하는 레지던시에 입주하였으며 2024년 송은미술대상전에도 참여하였다.



아트페어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키아프리즈 외에는 따로 기재하지 않았으며, (전시 업무가 항상 그렇듯) 날짜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


기회가 되면 해외 전시편도 곧!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다니엘 아샴이 바라본 1000년 후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