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신앙이 종교가 되는 순간은 도저히 견딜 수 없다
갈릴리의 한 마트에 가서 큼지막한 물고기를 사왔다. 신선한 생선에 칼집을 넣어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 튀겼다. 노릇하게 익은 생선 튀김에 소금을 촬촬 뿌리고 그릇에 담아 레몬 하나를 큼직하게 썰어서 곁들였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었다.
살맛이 아주 담백했다. 순삭!
갈릴리는 참 계속해서 머물고픈 동네다. 이스라엘에 방문할 때마다 가장 큰 숨이 쉬어지는 곳이 바로 갈릴리다. 복작복작 별것 아닌 루틴에 돌고 돌다가, 가운데 자리 잡은 큼직한 호수로 이내 몸과 마음을 돌릴 수 있다. 헐몬에서부터 흘러와 모이는 갈릴리 호수의 물은 하나님의 보좌에서 흘러나오는 생수를 상징한다.
왜 예수께서 예루살렘이 아닌 갈릴리에서 열두 명의 친제자 엔트리를 모두 채우시고, 또 명절을 제외하고는 예서 대부분의 사역을 행하셨는지 알 것도 같다.
갈릴리 호숫가에 앉아 있을 때면 이내 떠오르는 인물 중 하나, 베드로. 성경을 읽다가 베드로의 말과 행동에서 멈춰 극한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은 나뿐일까? 베드로와 내가 성미가 비슷해서일까? 혹은 내숭을 떠는 나의 속마음을 베드로를 통해 들켜서일까? 베드로의 언행을 읽어 내려가자면, 그 실없음에 깔깔 웃다가도, 나도... 그렇게 날 것으로 예수님 앞에 서고 싶다는... 부러운 마음이 일어난다.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그의 첫 고백을 살펴보면, "저는 죄인이니 저를 떠나소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기만이 없는 듯하다.
그는 물고기처럼 감정과 상황에 쉬이 팔닥거리며, 물밖에 놓인 듯 풀이 죽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심연의 계시를 유유히 감당해 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예수님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대면한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모든 것을 아시는 전능자 앞에서 괜찮은 척하며 사는 것 같다.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다가 전능자의 피드백을 받을 기회들을 놓쳐버린다. 얼마나 미련한가?
그래서 그런지, 베드로가 예수님을 만났던 이 장소가 부럽다. 두 유대인이 마주친 그 소박하고 비릿한 장소에 나도 은근히 끼어있고 싶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