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소한 Sep 03. 2020

재택하면서 책장정리를 했다

재택을 하다보면, 집에 있는 많은 것들이 눈에 걸린다. 오늘은 책장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한 칸 한 칸 주제별로 모아두고 싶은데, 급해서 대충 꽂아둔 책들이 자꾸만 눈에 밟혔다. 한 권, 두 권 꺼내다보니 한 칸을 비우고, 두 칸을 비웠다. 


내가 좋아했던 책, 다시 읽을 줄 알았던 책,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읽지 않는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혼자였다면 고르지 않았을 책으로, 조금씩 생각의 지름을 넓히게 되는 책들도 있었다. 


요즘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밖으로 못다니게 되니 책을 읽는 시간보다 영상을 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영상도 감동적이고 좋은 콘텐츠이지만, 책에서만 읽히는 것들을 그동안 잊고 살았던 건 아닌가 싶었다. 내 힘으로, 내 의지로 읽어나가는 걸 잃어버린 건 아닌가 했고, 너무 읽고 싶어서 샀던 책을 아직도 절반도 읽지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곧바로 책상 옆에 올려놨다. 눈에 띄어야 그래도 손이 더 갈 것이 아닌가.


ⓒ sohyun yoon


그리고 맨 아랫칸에 있었던 요리 책들을 두번째 칸으로 올렸다. 요즘 시켜먹는 것에도 한계를 느껴서 종종 요리를 하고 있다. (요리라고 하니까 조금 거창한 것 같은데, 집에서 '불을 쓴다, 안 쓴다' 정도의 수준)


어떤 메뉴를 해보면 좋을까-하면서 넘겨보다가,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다시 정리하면서 필요한 것, 지금 있는 것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는 것도 좋다. 예전에는 일하느라 바빠서 냉장고에 있는걸 썩혀 버릴 때도 많았는데,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니 집에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 sohyun yoon


집에 있는 60개의 박스 속 책을 모두 뒤집을 용기는 나지 않아서, 우선 4개 칸 정리로 1차 정리를 마쳤다. 책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니, 펼쳐서 밑줄 그은 문장을 보니 내가 어떤 취향의 사람인지 조금은 선명해진 것 같았고. 


책장 4칸 정리 기념으로 꽃을 샀다. 꽃을 보면서 찬찬히 다른 책장도 정리해보아야지. 





작가의 이전글 재택하면서 하루에 집안일 하나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