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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Dec 12. 2019

진로 고민을 하는 분에게 드리는 팩폭

전 말을 예쁘게 포장을 못합니다.

메일로 주신 내용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은 문의를 주신 분이 끈기가 없고, 굉장히 다급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그때 그때 괜찮아 보이거나 혹은 남들이 괜찮다고 하거나 혹은 쉬워 보이는 일들만 하려고 하시는 게 아닌가 싶네요. 어떻게든 일을 시작한다고 해도 결국 힘들거나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회사를 바로 그만두시는 거 같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단기간에 크지 않은 노력으로 많은 것을 얻고 싶어 하시는 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런 방법은 없기 때문에 우왕좌왕하고, 갈피를 못 잡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여기까지 제가 말한 내용들과 이제부터 제가 말할 내용들을 저라고 잘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저도 저 하나 챙기기 바쁘지만 그거랑은 별개로 저한테 조언을 구하셨으니 있는 그대로 그리고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진로적인 측면에서 조언을 드릴 수 있는 분야는 IT 개발 분야인데 일단 이쪽 분야로 취업 준비를 하시려고 문의를 주신 건지 아니면 다른 생각이 있으신 건지 판단하기가 어렵네요. 그냥 읽기만 하면 IT 개발 분야는 본인한테 너무 맞지 않은 거 같은데 그러면서도 데이터 사이언스 쪽은 어떤지를 물어보시네요! 코딩 작업만 없다면 IT 분야도 상관없는 건가요? 만약 그렇다면 코딩을 하지 않는 IT 회사로 취업을 하셔야겠네요. 그런 면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는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코딩에 아예 손을 안 댈 수는 없거든요. 그리고 설령 코딩을 안 하는 곳을 찾았다고 해도 수학이나 언어, 분야는 괜찮으신가요? 제 생각에는 수학도 굉장히 싫어하실 거 같아서 드리는 말씀인데 데이터 분석 쪽을 하실 때 수학 정말 많이 알아야 됩니다. 중/고등학교 수준이 아니라 최소한 수학으로 대학을 전공한 수준의 내용을 알아야 될 겁니다. 물론 몰라도 데이터 사이언스 할 수 있습니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알고리즘 사용하면 되니깐요. 그런데 그 알고리즘 사용하려면 코딩을 해야 될 겁니다.


어떤 연유로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는 모르지만 빅데이터, 데이터 사이언스 이쪽 분야 정말 여러 분야가 섞여 있는 분야입니다. 제 부족한 개발 실력 기준으로 봤을 때 코딩의 끝판왕은 AI라고 생각하는데 이 AI와 관련된 분야가 빅데이터, 머신러닝, 딥러닝 분야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제대로 동작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결국 데이터이고, 그 데이터를 가지고 노는 분야가 데이터 사이언스입니다. 저는 체감상으로 코딩보다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가 더 어려운 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누구라도 인정할만한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쉬운 건 없다'입니다. 뻔한 소리죠... 그런데 쉬운 걸 찾고 계신 거 같아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자신을  스스로 냉철하게 봤을 때 지금 본인이 막 카오스에 빠진 이유가 빠르고 쉬운 걸 찾기 위한 것이라면 그런 건 없으니 빨리 생각을 바꾸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설령 쉬운 일을 찾는다고 해도 그런 일들은 금방 더 나이 어린 사람들, 연봉 더 조금 받는 사람들로 대체되기 때문에 오래 할 수도 없습니다.


저는 거의 7년 동안을 출퇴근 시간 4시간 빼고, 주말까지 거의 매일 최소 10시간씩 일한 입장이라 말씀하신 근무환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더 오래 겪은 입장에서 어디를 가도 똑같으니 그런 조건을 회사가 해결해주길 바라지 마시고, 본인 스스로 해결할 방법을 찾으셔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런 조건이 싫다면 회사를 가시면 안 됩니다. 특히나 남들보다 특출 난 뭔가가 없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조건이 아닌 회사를 찾을 생각을 하시면 안 되고, 그렇게 일하지 않게 본인이 본인을 스스로 만들어야 됩니다. 그런데 결국 돈 때문에 회사를 다녀야 되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말씀하실 겁니다. 그럼 못 바꿉니다. 본인이 바뀌어야지 회사는 절대 고민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저한테 어떠냐고 물어보신 직종들 다 똑같습니다. 다 박봉이고, 야근 있고, 욕먹고, 힘듭니다. 이런 거 싫어서 퇴사하셨거나 지금처럼 고민하시는 거라면 본인한테 괜찮은 직종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빨리 인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나 본인 스스로 말씀하신 것처럼 방향성이 없고, 성적이나 실력도 좋지 않은 조건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더 그렇습니다. 혹시라도 저한테 경력 없어도 할 수 있고, 어렵지 않고, 작업에 대한 클레임 없고, 착한 사람들만 있고, 월급 많이 주는 회사를 알려달라고 하시는 거라면 저는 그런 회사 단 한 곳도 아는 곳이 없습니다.


인강도 신청해놓고 듣지도 않으시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서 주변 상황만 바뀌길 원하는 건 저는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전공자가 학원 교육 듣고 연봉 3,300만 원 준다는 건 절대 무조건 100% 거짓말입니다. 그것도 3,300만 원 이상이라니... 이건 무조건 사기입니다. 또 어떤 학원을 가도 본인이 열심히 안 하면 다 똑같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학원이 본인을 바꿔줄 거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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