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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담 Mar 29. 2022

너를 다시 보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기억할게

이제 정말 그만해,

좋은 기억마저 사라질 거야.”


어디선가 맴돌다 머리에 앉은 말은 그렇게 입으로 나와버렸다. 물론 듣는 이는 없었지만, 나는 어떻게든 입술로 내뱉으며 말을 끝맺었다.


얼마 안 되는 기억 중에서도, 예쁘고 소중한 기억은 잊게 될까 두려워 눈에 어른거린다. 이 그림 같은 기억, 아니면 엉엉 울던 기억, 그리고 그런 유사한 마음들.


이렇게 어정쩡하게 이상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집착하다가는 결국 마음은 산산조각 부서질 거고, 아주 못나질 거야. 결국은 우리를 위해 냉정했는데 부서진 마음을 주워 담는 건 또 나 혼자라, 좀 억울하기도 하네. 차라리 너의 마음이 부서지고 저며지고 나는 아주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순간만은  마음대로 예쁘게 기억하고 싶어서, 네가 그리운 게 아니라, 저 1초 남짓한 순간 공기를 남겨 두고 싶어서. 그럼 나중에 딱 한 순간만 기억하자면, 난 저걸 기억하려고.


둔탁한 돌덩이가 서늘하게 마음에 내려앉아 묵직하게 저으며 실컷 마음을  수도 있다는  알게  사람이지만.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나 마음부터 말라가게 한 사람이지만.


딱 한 가지만 기억하자면, 이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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