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절대 포기하지 않아!

by 소소산

다시 깨끗한 시야를 되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도서관의 모든 책을 뒤졌다. 그중, 그래도 믿어봄직한 사례는 <혈액순환>이 잘 되니, 비문증이 사라졌다는 80대 할머니의 이야기였다. 여러 권의 책에서 말하는 혈액순환 촉진법은 크게 세 가지였다.


발끝 치기, 종아리 주무르기, 반신욕. 내가 택한 것은 발끝 치기 - 무엇보다 간단해서 신문이나 TV를 보면서도 손쉽게 할 수 있다. 발끝 치기로 효과를 보았다는 할아버지는 2년 만에 노안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종아리 주무르기를 계속하기에는 손가락이 아팠고, 반신욕은 물이 아까워 주 1회로 만족해야 했다. (대신 건식 반신욕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꽤 비싸다.)


눈앞을 떠나지 않는 회색 구름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빌면서, 발끝을 마주치기를 4개월째. 평일은 15분에서 30분, 주말은 30분 이상 실천 중이다. 하루이틀 빼고는 빠뜨리지 않았다. 내가 각오하고 있는 기간은 발끝 치기 전도사인 한 할아버지가 안경을 벗어던졌다는 2년. 적어도 2년이 되기까지는 희망을 품고, 양 발끝을 열심히 마주칠 동기가 있는 셈이다.


발끝 치기를 하는 나를 보며 엄마가 말했다. "그거 한다고 절대 안 없어져." 답답하다는 듯 나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나는 매일 밤 두 발을 마주친다. 설령 회색 구름은 끝내 사라지지 않더라도, 분명 몸에 좋은 운동일 테니, 손해 볼 일은 없다. 그래도 희망이 있는 지금 이 순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지금 이 시점이 좋다.

keyword
이전 16화어둠 속, 공포의 불꽃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