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

앰버 이야기

by 오늘

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었나 모르겠다. 나는 편안한 옷을 좋아한다. 몸의 어느 부분도 조이지 않고, 움직임을 제한하지 않는 옷이 좋다. 통이 넓은 바지와 여유로운 핏의 티셔츠, 탄탄한 후디, 늘어지지 않는 소재의 맨투맨, 도톰한 양말, 스니커즈 같은 것들이 좋다.

어렸을 때 엄마가 했던 말이 있다.


멋쟁이는 원래 불편한 거야.


그때는 그냥 응당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물론 엄마의 말이 완벽히 이런 의도는 아니었으리란 걸 알지만, 불편한 소재와 말도 안 되는 사이즈, 후진 내구성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어야 멋지고 예쁜 건 줄 알았다. 땀을 흡수하지도 못 하고 얼룩이 잘 지워지지도 않으며 옷에 나를 맞춰야 하는, 몇 번 세탁하면 이리저리 뒤틀리고 늘어지는 그런 옷을 입는 게 멋진 줄로만 알았다.


최근 몇 년 동안 깨달았고 지금은 다르다. 건강과 활동성, 자유도가 먼저다. 고등학생 A의 시간(https://brunch.co.kr/@nadograe/111)을 거쳐, 많은 부분에서 생각이 변하면서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같다. 그렇다고 멋을 배제하고 싶지는 않으니… '편안한 멋쟁이가 되고 싶다' 정도의 생각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몸에 잘 맞는 편안한 소재의 옷을 입고도 멋있을 수 있잖아. 애초에 ‘멋’은 어느 정도 주관적인 부분이기도 하고,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멋을 챙겨야 하나 싶은 마음이 강하다.


생각의 변화와 더불어, 최근의 트렌드도 내게 영향을 줬다. 와이드 팬츠, 박스티, 넉넉한 재킷 등. 사실 패션과 사회, 경제 등 내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패션 트렌드 그 하나만 놓고 보아도 나를 많이 바꿔 놓았다.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매일같이 입던 스키니진 탓에 질염을 달고 살거나, 꼭 끼는 티셔츠와 두꺼운 패드에 억센 와이어가 달린 속옷으로 인해 체하는 게 일상이던 이전의 나는, 옥죄어 오는 옷이 드러내는 내 겉모습의 단점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그때의 나보다는 느슨해진 옷차림의, 편안하고 안정적인, 지금의 내가 조금 더 낫다.


이제 입었을 때 불편한 옷은 아무리 예쁘고 멋스럽다고 해도 꺼려진다. 앞서 말했듯, 편안한 멋쟁이가 되고 싶다.


- 앰버






nadograe.com/stor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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