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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r Oct 16. 2017

Brand New #2

루트임팩트 마케팅팀 디자이너의 혼비백산 미국 출장기

지난 편에서 나의 고민이 뭔지, 그러니까 왜 출장을 떠나게 되었는지, 그래서 보러 갈 컨퍼런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편에서는 그렇게 직접 체험하게 된 Brand New Conference의 이모저모를 살피고, 인상깊었던 모습들을 간략하게 소개하려 한다.



1. Chicago


컨퍼런스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그 배경이 되는 도시, 시카고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긴 비행을 마치고 도시에 도착한 첫 느낌은 느낌은 ‘쾌적함’이었다. 깨끗하고 시원시원한 길, 높고 아름다운 건물들, 끊임없이 불어오는 바람, 바다와 같이 끝없이 펼쳐진 미시간 호의 수평선과 같은 것들 말이다. 마치 단정한 뉴욕을 연상케하는 풍경이었다.


낭만적인 빌딩숲의 풍경


1800년대 말 시카고 대화재를 겪으며 도시의 대부분을 잃은 시카고는 이를 재건하며 정갈한 계획 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그 과정 속에 일을 찾아 몰려든 외부의 건축가와 공학기술자들이 시카고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수놓았고, 당시의 라이징 스타들은 아득히 성장하여 시카고는 눈에 보이는 도시 풍경의 대부분을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채울 수 있었다.


그렇게 바람의 도시 시카고에는 아름다운 건축물과 다양한 조형물이 풍요로이 존재하게 되었다. 시카고를 대표하는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와 루이스 설리반을 비롯하여 미스 반 데어 로에, 프랭크 게리 등 대가의 작품들이 도처에 즐비하다. 특히 아니쉬 카푸어의 클라우드 게이트, 통칭 “The Bean”은 그것이 위치한 밀레니엄 파크를 넘어 만인에게 사랑받는 시카고의 상징이 되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큰 콩



2. Conference


그렇게 시카고를 온몸으로 느끼다보니 어느덧 컨퍼런스 당일. 애당초 매진된 티켓 판매를 과시하듯 조촐한 입구를 지나자 우리를 반겨준 건 화려한 굿즈들이었다. 선명한 색의 스태프 티셔츠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밝게 웃으며 반짝이는 가방에 티셔츠와 노트, 컨퍼런스 북 등을 가득 담아 주었다. 정성스레 만들어진 아이덴티티가 균일하게 적용된 굿즈들은 보는 것 만으로도 심신의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10년 차를 맞이하는 중견 컨퍼런스는 대단히 능숙하게 강약 조절을 해내고 있었다. 한정된 자원(Under Consideration은 두 명이 운영한다) 안에서 그야말로 선택과 집중, 힘을 줘야할 곳과 빼야할 곳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분배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현수막, 포토월과 같은 인테리어 요소들은 컨퍼런스에 필수적이라 여겨지지만 제작비와 설치에 있어 꽤나 품이 드는 작업이다. Under Consideration은 행사장 내부의 인테리어나 케이터링과 같은 것들은 러프할 정도로 힘을 빼고 무대 위와 컨퍼런스 굿즈에 최대한 집중하는 영리한 전략을 세웠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몇 가지 유효한 베네핏을 얻을 수 있었는데,

참가자로 하여금 무언가를 받는 데에서 오는 즉각적인 즐거움 선사

기념품을 통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체험

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

과 같은 것 들이다. 컨퍼런스를 준비하는 분들이 있다면 관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가질 수 있는 매체, 기념품에 힘을 실어 SNS, 바이럴을 유도하는 방법도 고려해봄직 하다.


이런 쿨함이라니 (Photo by Caleb Hamernick)


컨퍼런스는 기본적으로 양 끝에 개회사, 폐회사를 두고 45분씩의 강연들로 채워져 있는데, 아침 9시에 시작해서 저녁 6시 반에 끝나는 일정은 만만히 볼 것이 아니다. 하지만 틈틈이 30분의 휴식시간, 넉넉한 점심시간이 있어 숨통을 틔워주었다. 짧은 휴식이었지만 컨퍼런스장을 나서면 바로 밀레니엄 파크였기에 밀린 볕을 맞으며 환기를 시키기에는 충분했다.



3. Identity


반가운 개회사를 지나자 신선하게도 올해의 컨퍼런스 아이덴티티 제작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매우 브랜드 컨퍼런스다운 구성이 아닐 수 없었는데, 매년 새로이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그 아이덴티티를 제작하며 겪는 수난기(?)를 들려주는 전통적인 시간이었다.


올해의 아이덴티티는 ‘시카고’ 그 자체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 대화재를 통해 계획적으로 구성된 시카고 도심의 격자형 구획과 그를 가로지르는 대각선 구성을 모티프로 하여 글자체를 선정했고, 위에서 언급한 시카고의 상징 클라우드 게이트−“The Bean”에 그것을 비춤으로서 ‘시카고다움’을 더했다. 그리고 시카고 주기(Flag of Chicago)의 컬러와 별을 패턴화하여 Silver, Cyan, Black의 아이덴티티를 완성시켰다.


http://vimeo.com/215559843


그리고 그 아이덴티티를 적용한 굿즈들의 좌충우돌(정말 이 말이 딱이다) 제작기는 대단하면서도, 웃기면서도, 슬프기까지 했다. 그들 자신이 한 사람의 디자이너로서 스스로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전개함에 있어 들려주고팠을 이야기들이다.


직접 금속에 이미지를 비춰 촬영을 하기도, 그런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 폐기하기도, 협업하기도, 톱질하기도, 천여 개의 판화 작업을 하기도 하며 밤낮을 보냈다고. 하지만 ‘그만둬야 할 때를 아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이냐며, 자조적인 미소와 함께 이야기를 이어갔다.



“We did the bags, we did the program, we did the badges and the letters, but as much as we do, it’s important to know exactly when to stop.”


그렇게 탄생한 아름다운 굿즈들. 멈출 줄을 몰라 하마터면 전 스텝들이 은갈치 티셔츠를 입을 뻔 했다고 한다. 자세한 수난기는 첫날 오프닝 세션 영상에서 확인하면 되겠다. 12분 40초부터 시작되는 드립의 향연을 놓치지 마시라.



3. Next


서론이 너무 길어졌다. 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컨퍼런스의 강연을 정리하고 소개하도록 하겠다. 그새 컨퍼런스의 사진들이 업데이트 되었으니 그 분위기를 더욱 가까이 느껴볼 수 있겠고, 또 영상을 구매하여 강연을 볼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으니 미리 예습을 하셔도 좋겠다. 그럼 이만 복습을 위해 떠납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올라오는 출장기인데 한 주가 왜이리 짧은지 모르겠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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