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연 Oct 27. 2024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람들 앞에서의 나와 실제 내가 달라요. 어떤 게 진짜 나일까요?

저는 본래 내향적인 사람이지만, 직장에서는 그 모습을 감추고 더 활발한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직장의 기대에 맞춰 나를 변화시키다 보니 어느새 진짜 내 모습은 가려진 것 같아요.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때로는 주도적으로 나서기도 하며 조직의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저도 모르게 직장에서의 모습이 더 자연스러워졌어요. 하지만 아직도 혼자 조용히 있는 게 제일 편한 건 변함이 없죠. 그렇다면 진짜 제 성격은 어떤 걸까요?


이와 비슷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예일대학교 마리사 킹 교수 연구진이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사회적 교류가 직장 생활의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직장인들에게 웨어러블 센서를 부착하고 사람들과의 교류 빈도를 관찰한 후, 그들의 심리 변화를 기록했어요. 많은 이들이 활발한 교류가 직장 만족도와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죠.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활발하게 교류한 사람들일수록 오히려 직장 만족도가 낮아졌고, 그들이 보고한 번아웃 수준은 더 높았어요. 중요한 것은 단순히 교류의 양이 아니라, 교류의 '질'이었습니다. 킹 교수는 우리가 온전히 진짜 나의 모습으로 깊이 있는 소통을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우리 모두는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페르소나를 사용합니다.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인 페르소나는 이제 심리학적으로 나와 다른 모습을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되죠. 하지만 이는 나쁜 것이 아니에요. 직장에서 다가가기 힘들던 사람이 점점 더 활발하게 변해가는 것도,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으며 더 신중해지는 것도 우리의 자아를 확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페르소나가 진짜 나를 가리거나 왜곡하지 않도록 적절히 활용하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나를 잃지 않고 현명하게 페르소나를 사용할 수 있을까요?


우선, 나의 페르소나를 자연스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해요. 가면을 쓴다고 해서 내가 변하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다양한 상황에서 나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되죠.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고 주도적으로 페르소나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가면을 고르는 것이 좋아요. 진한 가면은 무겁고 답답하니까요. 내가 사용 중인 페르소나들이 나의 진짜 모습과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지 점검해 보세요. 만약 너무 부담스럽다면, 조금 더 솔직하게 나 자신을 드러낼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 내성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척하는 대신 "사실은 부끄럽지만 친해지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거죠.


마지막으로, 회복할 수 있는 틈새를 만들어 주세요. 내향적인 분들은 퇴근 후 잠시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나, 조용한 공간에서 에너지를 회복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아요. 반대로 외향적인 분들이라면 차분한 업무에서 벗어나 친구들을 만나 에너지를 발산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진짜 나의 성격을 충분히 발휘하며 긴장을 풀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다양한 모습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상황에 맞게 잘 활용하는 것입니다. 페르소나는 나를 감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더 잘 표현하고 확장하는 기회예요. 나 자신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필요할 때 적절한 페르소나를 사용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입니다. 다양한 나의 모습을 존중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깊고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세요. 그것이 나 자신을 잃지 않고,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일 것입니다.

이전 09화 관계에서 솔직한 게 좋은 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