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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도동 Apr 29. 2024

[일일일글] 규모 앞 무력감

무한한 거대함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

 요즘 정치판이든 연예계든 분야 막론하고 보이지 않는 거대한 무언가 강력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국민이, 대중이 저런 걸 알아야 하나 싶을 정도로 조그만 사건들, 예를 들면 아이돌 장원영이 딸기를 두 손으로 먹었다던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배민에서 주문 꼼수를 부린다던가 하는 등 듣고 나면 어쩌라는 건지 의문만 남는 기사들이 참 많았다. 시사하는 바도, 임팩트도 뭣도 없는 떠도는 이야기들을 아무거나 잡아다가 기사를 써대니 보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자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피로감이 들게 한다. 그런데 정작 진짜 알고 싶은 사건, 공익을 위한 사건엔 무심하다. 기사 단 한 줄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 기자들의 행동 때문에 그 뒤에 더 큰 세력이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요즘 세상 아닌가.


 아무튼 요즘 헛소문인지 아닌지 모를 이야기가 가득하다. 보통 커뮤니티에서 핫한 토픽들은 기자들이 사실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앞다퉈 기사를 쏟아내곤 한다. 그래서 두 손 딸기 기사도 그렇게 수명 위까지 올라왔던 것이고. 왜냐면 당시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어하는 기사를 내보내야 딸려오는 클릭수가 많아지고 그에 상응하는 돈을 벌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거대한 존재들에 관한 소문은 그저 '근거 없는 소문'으로 일축하고 커뮤니티 멍청이들이 믿는 헛소문이라고 일축되는 것 같다. 일단 이 정도로 시끄러우면 기사가 나야 하지 않는가? 이상할 정도로 "그 단어"들을 네이버에 검색하면 연관 내용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기사는 단 한 줄도 없다. 구글링을 해도 오직 커뮤니티 글만 가득할 뿐이다. 그래서 어제부터 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는 게 맞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 어차피 망한 세상 그냥 내 ㅈ대로 살아야 하는 건지 하는 생각도 들고. 어차피 거대 자본과 힘으로 돌아가는 세상, 내가 뭘 어찌해도 변하지 않을 거란 믿음만 강해지니 나는 그저 내 입에 풀칠 정도만 하고 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가득해진다. 그냥 사회와 나를 분리해서 나는 나대로 사는 게 좋은 건지, 그럼에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독립투사처럼 나를 내던져서 변화를 도모해야 하는 건지 고민이 앞서지만, 내 방부터 치우자라는 마인드가 결국에 나에게 제일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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