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정확히는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는 것을 참 사랑한다. 그래서 종종 찾는 <옹팜집>에서 연탄불에 시나브로 익어가는 삼겹살에 소주를 한 잔 했다.
연탄불에 익어가는 맛이란 것은 어쩐지 건강에는 해로울 것 같아도, 감성 하나만큼은 충만한 나름 멋이 있다. 사실 우리 집은 연탄보일러를 썼다. 그랬기에 연탄불에 맛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난방의 목적이긴 해도, 불이 있기에 자잘한 고기나 혹은 군밤 같은 것을 구웠다. 그리고 그 맛은 꽤 일품이었다. 잊고 살던 강제적 연탄불 맛인데, 이렇게 고급지게 삼겹살을 구워 먹는 것이다. 그리고 어른이 되니 소주를 한 잔 추가했다.
가게의 특성이겠지만, 꽤나 시끄럽다. 아마 소음 속에서 분노를 털 듯이 떠드는 나 자신을 보면서 나도 참 그동안 화가 많았다는 것을 느낀다.
고기가 익어가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잊지 않고 서로에게 잔을 부딪히는 것은 술 매너 일까? 서로에 대한 감정 표현일지? 고기 한 점에 소주를 마시면서 점점 목소리가 커졌다.
고기에 소주 한 병을 다 비울 수 있다면, 마무리는 과연 무엇이 좋을까? 냉면이나 라면도 좋은 선택이긴 하겠으나, 소주를 좋아하는 나와 친구는 김치찌개를 선택했다.
돼지고기도 큼지막하게 들어가고, 두부와 파도 좋다. 그리고 고추도 더 썰어 넣은 찌개의 맛은 느끼할 수 있는 맛을 다시금 소주를 찾게하는 자극적이지만 참 중독성 가득한 아는 맛이다.
가끔은 이렇게 아는 맛이 더 무섭다. 모르는 맛은 단순하게 상상하고, 살짝 두려워하는 것이 있지만 이건 그게 아니다. 오히려 그립기에 더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