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의 꽃이 되고 싶은 머리칼

by 거울아거울아






p.52~3 사이에 세로로

길게 누운 머리칼의 비명.


'날 좀 봐줘요!

여기, 내가 있답니다.'



오프라인 중고 서점에서 구매한

책, 《시지프 신화》를 읽던 중

발견한 한 가닥의 머리칼.

그 절규를 외면할 수 없어

난 책 읽기를 멈췄다.




이런 부조리가 다 있나.

막 세계와 산(live) 인간 사이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부조리를 인지한 참이었다.







날 만나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고생이 많았니?


그래, 너(머리칼)도 산 목숨이지.

죽지 않았어.

나라는 세계에 단단히 들어왔으니까.

그로 인해 넌 꽃이 된 거야.

어서 와, 나의 꽃,

만나서 반가워.




생생히 살아 있는 밤,

곧추 세운 너의 이름,

아름다운 널 만나

웃으며 잠들 수 있는 난

따사로운 봄이 되었다.



'고마워, 나의 수호천사.

잘 자렴.'















https://youtu.be/iO7ySn-Swwc?si=eKk0XuTSOCIrm3_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