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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소울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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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Jan 27. 2019

본질과 틀

영업 시작 6개월

본질은 틀을 형성하기도 하고 틀이 본질이 되기도 한다.


소울 조선의 기본 신념은 '지속가능성'이며 이를 중심에 둔다.

아프거나 제한된 식사가 필요한 경우에도 그곳에선 먹을 것이 있고, 거기서 먹던 음식이 생활을 지속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고 제안이 될 수 있는 공간, 이것을 위해 존재하고 싶다.

그 첫 번째가 아침식사를 위한 재료들이었고, 보다 쉽고 영양과 질이 포함된 식사를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소울 조선을 운영하며 아침식사의 재료들보다 점심식사를 찾는 이들이 늘었고, 간간이 식사를 때우는데 필요한 음식들을 필요로 하는 수요도 늘었다. 이에 고민을 하고 건강한 식재료 안에서 스팩트럼을 늘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흔들렸다. 

‘때우는’ 식사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 아닌데 그런 기능성을 위한 음식을 만들어보려 하니 작은 것들을 움직여야 하고 그걸 테스트하는 내 몸도 좋지 않게 바로 반응한다.

지속적인 메뉴 개발과 내가 바라는 시장을 만들어 가기 위해선 휴식과 '노는 시간'이 필요한 건데 뭐에 정신이 팔렸던 건지 나를 돌보지 못했다. 이렇게 달리다 심신에 탈이 났다. 

마음을 다하는 음식엔 오롯이 그가 음식으로 나타난다. 결과로 나타난 음식들은 흥미롭지 않았고 그걸 만들고 있을 이유도 찾지 못했다. 만사가 그렇듯, 본인이 탈이 나면 모든 것들은 날개를 달고 잡을 의욕도 없이 그 순간 날아가 버린다. 짧았지만 한 번은 지나갈 일들이었고 자연스럽게 잘 치러낸 것 같다. 


필요한 사람을 찾아다니는 것보다, 필요한 것을 찾으러 오는 사람을 위해 공간을 준비하고 음식을 만들어야 나도 지속하며 유지할 수 있겠구나 싶다. 단순하지만 강한 울림이었다. 조용히 편하게 그러나 강하게 자리하자.

나를 위해 

그리고 

그대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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