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나도작가다 1차 공모전 응모용
EBS 나도작가다 1차 공모전용
주제 : 나의 시작, 나의 도전기
마음아 너도 쉬렴
-일러스트레이터 소리여행
면접을 앞두고 초조한 마음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떠오른 것은 내 그림이다.
나무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잎사귀들은 앞뒤로 춤을 추었다.
산에서 만난 커다란 나무들을 그림으로 표현했던 그림이다.
내 그림으로 나를 위로했다.
무조건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진정한 친구처럼, 다정하기만 하다.
나는 그림을 배운 적이 없다.
그림도 그다지 관심 없었다.
사무적인 일에 충실했다. 컨트롤 씨, 컨트롤 브이의 반복된 패턴에 기계적으로 움직였다.
아주 오랫동안 그런 일들을 해왔고 육아에 분주한 나날들을 보냈다.
2018년 첫 해의 언저리에서..
뭔가, 내 생활의 변화가 필요한데..
내 마음 안의 메시지를 표현해볼까?
내가 살아가면서 느꼈던 감정들, 말해보고 싶은 것들을 지인들과 소통해볼까?
무엇으로?
요새는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던데, 한 번 해볼까?
배운 적이 없었기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익숙한 것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 거지? 어떻게 표현한 거지?
해보자. 해봐. 까짓, 남들도 다 하는데..
100장만 그려보자.. 300장 그려보자. 1000장 그려보자. 매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그렸다.
일이 많아 피곤해도 컴퓨터를 켜고 동그라미라도 그렸다.
때로는 푹 빠져 3,4시간 꼼짝도 않고 날을 새운 적도 있었다.
이유는 재 밌 다!!!
어쩌면 내 인생에 몰입의 즐거움 같은 것은 없을지도 몰라.. 하며 우울했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게 틀렸던 것이다. 계속해서 그렸다. 지금은 2000장을 훌쩍 넘었다. 그림 그리는 테크닉도 늘었다.
큰 공모전에도 당선이 되었고, 2019년 네이버 그라폴리오 스페셜 크리에이터 30명으로도 선정 되었다.
좋은 출판사들을 만나고 좋은 작가님들 만나 그분들과 콜라보로 일러스트 작업을 해오고 있다.
나는 배웠다. 내 안에 얼마나 수많은 재주들이 숨어 있었는지, 아직도 미처 모르는 재주들이 또 얼마나 있을지.. 생각만 해도 설렌다. 내가 경험하다 보니 내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재주를 펼치며 살게 될지 아이들을 보면 흥분이 된다. 아이들을 재촉하지 않는다. 수많은 무한 에너지가 담겨있는 귀한 아이들이라는 것을 알기에..
어떤 인연을 만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수많은 감정들이 내 마음 안에 쌓여, 그림으로 표현된다고 생각한다.
자연에 대한 동경, 사람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담아 색으로 담아내려 노력한다.
자연의 색을 담아내는 동안 내 마음도 자연의 색으로 물들어가고,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동안 내 마음도 삶을 배워나가기에...
저녁 퇴근해서 그림 한 장 그리는 시간을 위해 하루의 수고로움을 거뜬히 견뎌내는 내가 기특하다.
인생 재밌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그림의 시작점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듯 합니다.
기획해주시어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소리여행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