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기록이다.
이 책의 소개는 인상적이었다. "40년 동안 끈질기게 팔려나간 도쿄대의 필독서이자 전설의 스테디셀러." 유명하고 좋은 책이겠다는 기대감을 품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고, 새로운 깨달음 또한 얻었다. 내 가치관을 돌아보고 더 견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았다. 좀 더 일찍 이 책을 만났다면 많은 실패를 피하고 더 많은 시간을 아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접하길 권하고 싶다.
우리는 흔히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는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며, 나 역시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실천은 우리에게 수많은 실패를 안겨주지만, 동시에 그 실패들 속에서 반성하고 회고하며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결국 실패는 실패로 끝나지 않고 성공을 위한 과정이 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펼친다. 생각을 하지 않고 행동만 반복하면 결국 생각하는 힘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생각하는 힘이 사라지면 중요한 순간에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되고, 잘못된 선택을 계속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생각, 즉 사고력은 훈련될 수 있는 능력이며, 이는 단순히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지식을 무조건 쌓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수많은 정보를 무작정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정리하고 숙성시켜 자기만의 관점으로 재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제시하는 방법이 바로 메타노트 필기법이다. 메타노트 필기법은 수집한 지식을 의도적으로 세 번에 걸쳐 필터링하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적고, 두 번째는 자신만의 관점으로 정리하며, 마지막 단계에서 비로소 독창적인 생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 반복된 필터링을 거칠 때 비로소 진정한 나만의 생각이 탄생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다시 '기록'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망각과 창의성에 대한 저자의 관점이다. 저자는 "잊지 못하는 자는 결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해박한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명확히 구분해 불필요한 정보는 과감히 버리고 중요한 정보만 선별적으로 간직하는 사람이 진정한 지식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정리된 지식을 '발효'시켜야 창의적 사고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창의성은 결코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다림과 숙성의 결과물이라는 주장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스스로를 되돌아보았다.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에 조급하게 매달렸던 나의 태도가 얼마나 창의성을 방해했는지 깨달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앞으로는 글을 더 신중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 나온 구절을 인용하자면 이렇다. "사고는 가능한 한 많은 채널을 거쳐야 정리가 잘 된다. 머릿속에서 생각만 하면 흐릿했던 것도 글로 쓰면 분명해진다. 그리고 그 글을 다시 쓰면 더 간결하고 명확해진다." 결국 좋은 생각과 뛰어난 아이디어는 제대로 된 기록에서 비롯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쌓여가는 기록들이 결국 더 나은 생각을 하는 나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