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뚱이네 인스타툰
'인생은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라는 문장에 적극 동의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어떤 도전이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사전 시그널이 반드시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른이 넘은 나이의 인스타툰 도전' 시그널은 사실 아주 오래 전인 초등학교 시절에 있었다.
그저 좋아서 열심히 연습장에 만화를 그려 이틀에 한 번씩 친구들에게 보여주던 시절.
여러 친구들 사이에서 만화가 재밌다는 입소문이 나고, 심지어 다음 회를 얼른 그려달라며 친구들이 독촉하던 경험은 아직도 생생하다. 어린 시절 나름의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만화를 그리던 경험은 아무나 느낄 수 없던 경험과 감정인데, 스스로 별 것 아니라고 치부한 채 성장과 함께 기억의 뒷편으로 밀려나갔다.
결국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면, 그 일을 '언젠가는' 꼭 실행하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주로 현실적인 이유 및 용기의 부재로 그 시작이 늦춰질 수는 있지만,
그 일이 무엇이든 이유없는 두근거림과 강한 몰입의 행복을 느꼈다면 그 달콤함을 반드시 다시 찾게 된다.
나에게는 그림이 그렇다.
평생 글만을 지독히 사랑할 줄 알았는데, 그림을 그리는 순간 역시 글을 쓰는 순간만큼이나 달콤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내가 쓰는 글이 진지하다면 내가 그리는 그림은 귀엽고 가볍다.
글을 주로 쓰는 나이기에 글과 함께 스스로의 무게가 점점 더 묵직해지고 진지해졌음을 느끼는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며 모드의 전환과 함께 무게가 덜어져 가벼움을 느낀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느끼는 신선함이라고 할까. 글의 차가움과 그림의 따뜻함이 내 심신을 전보다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요즘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열심히 존재감을 뽐내던 시그널을 왜 이제야 눈치챘을까.
물론, 나 역시 현실적인 이유와 용기의 부재가 그 시그널을 꽁꽁 덮어버렸다.
덮였던 시그널을 활짝 드러내고 열심히 달콤한 행동을 하는 요즘은 행복으로 가득하다.
나는 30년 이상이 걸려 오랜 시간 행복을 유예했지만,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그 시그널을 하루라도 빨리 찾아 하루라도 더 행복하기를.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옳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도전의 시그널은 바로 자신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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