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비앙또 Nov 13. 2024

도쿄를 향한 파리의 구애 ♥

N'importe quoi 


'You say, n'importe quoi'  -  너,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구나?  

몇몇 프랑스인들 옷을 보면 이런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다른 유럽은 이 정도는 아니다.)






- 東京(동경)이라고 쓰여 있는 옷은 양반이다. 

- 이름 모를 가타카나 단어부터 심지어 영어로 온몸에 'Japan style'이란 글씨가 프린팅 된 옷까지. 그냥 일반 티셔츠일 뿐인japan style이라는 단어가 멋을 더해 주나 봄? 

- 가게도 Tokyo가 적힌 옷을 입구에 전시한다. (인기가 많나 봐)





옷뿐만이 아니다. 프랑스의 일본에 대한 무한 애정은 문화와 사회 전반에 걸쳐서 드러난다. 서점을 가도 일본 만화 섹션이 어찌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나야 뭐, 일본 만화를 좋아하니 선택의 폭이 넓어 좋긴 하다만 넓어도 너무 넓다. ㅎ 


여긴 서점이니까 그렇다 쳐도, 고속도로 휴게소를 가면 말이다. 휴게소가 작건 크건 간일본 섹션이 항상 존재한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프랑스책 반, 일본책 반이다. 프렌치 오타쿠라면 낯설 것 같지만, 망가 페스티벌도 매년 큰 규모로 진행 중이다. 






일본 관련 엑스포도 열리고, 내가 사는 도시의 일본식 정원은 이 지역 Top10 명소로 꼽힌다. ㅡ ㅡ ; 보여줄 게 그 정도로 없거나, 일본과의 친밀함을 자랑하고 싶거나 ?


심지어, 구글리뷰가 무려 16,000개 !! 

역사 깊은 대성당의 리뷰가 12,000개인 것을 감안하면, 일본에 대한 맹목적이고도 과한 추앙심이 아닐지? 

시내 기념품 가게에도 일본식 정원 엽서와 그림이 이 지역 기념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현실 ;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프랑스는 다른 나라의 문화나 새로운 기술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의심도 많고, 자기네가 언제나 최고라는 잘못된 자부심 때문이 아닐지? 


시대의 흐름상 탄생한 새 단어는 프랑스어로 대체된다. 예를 들어, Computer(컴퓨터)는 Ordinateur(오흐디나퇴흐, 발음 어쩔;)로, Update는 Mis a jour라는 자기들만 알아들을 있는 표현으로, '업데이트'라고 했으면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알아들을 것을.. 프랑스어를 공부할수록 외워야 할 단어가 많다. 


그런데 말이다. 일본어는 변형된 단어가 잘 없다. 일본 자체의 문화를 존중하고, 일본어로 말하는 자신네들을 자랑스러워하는 느낌 때문일까


- 망가, 스시, 치라시, 라멘, 덴뿌라, 가라오케 ..  






빵집 테라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여성이 다가오더니, 혹시 일본인이냐고, 자기가 일본어를 배우고 싶은데 튜터를 어디서 구하면 좋을지 몰라서 물어봤단다.; 


우리 애들이 일본인이었으면, 내가 일본인이었으면 프랑스에서의 삶이 더 윤택하고 흥미로웠을까? 






프랑스와 일본은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동경할 만한 이미지로 잘 포장되어 있는 나라, 부끄러운 역사와 오물은 뒤로 숨긴 채.

그 실체는 들여다본 사람만이 알 수 있겠지? 


東京을 동경하는 그들의 진짜 이유는 무얼까.




이전 04화 한국에서 왔습니다만.. 어디라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