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ら카 : 0013

by 남은

0013. 꽃밭


여행 초엔 무엇 하나 쉽게 지나치지 않았다.

논밭에도 관심이 가고 갈림길도 특별하게 느껴졌다.

물론 그럴 때마다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겼다.


여행 첫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데도

꽃 재배 하우스를 안내하는 표지판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자전거 핸들을 꺾어 잠시 들렀다.


도착한 곳에는 여러 채의 비닐하우스가 있었고,

그 안에는 각양각색의 꽃들이 즐비해 있었다.

바로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비가 계속 내리는데도 아랑곳 않고

좋은 사진이 나올 때까지 계속 찍었다.


여행 일지에 기록도 남겼다.

꽃밭에 왔다고.


이러한 주변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은

날이 갈수록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여행 막바지엔 앞으로 달려가는 것만

생각할 뿐 다른 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여행하는 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보면

여행 말에 찍었던 사진보다

여행 초에 찍었던 사진이 몇 배나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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