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때 PC 카톡 끄기 운동본부 1일차
요새 어떤 일을 시작해도 집중력이 10분을 넘기지 못한다.
심각하다.
글을 쓰다 말고 카카오톡을 열고,
카카오톡을 하다 네이버 화면을 열고,
네이버 뉴스를 보다가 다른 뉴스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그렇게 한참 시간을 보내다 "어? 내가 뭘 하려고 했더라?" 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정말 내 탓인가?
비행기 탈 때를 떠올려보자.
와이파이도 안 되고,
의자도 책상도 불편한데
이상하게 집중이 잘 된다.
멀티태스킹도, 카톡 대화도, 인터넷 서핑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환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외부 통제에 의해서라도 방해 요소가 사라지면
우리는 생각보다 잘 집중한다.
그러니 (진단받지 않았는데) "나는 ADHD야"
라며 쉽게 포기하지 말자
심지어 "바쁘긴 했는데 오늘 뭐 했지"
라며 스스로 꾸짖고 자책하는 것은
시간을 잘못 보낸 것 그 자체보다도
더 치명적이다.
그러니 실제로 나를 방해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살피고
그것들을 사전에 차단해 보자.
집중력을 지켜내기 위해
내가 요즘 의식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아주 소소한 방법 4가지를 정리했다.
거창한 생산성 전략은 아니고
내가 이렇게 해보니 좀 낫더라, 하는 정도에 가깝다.
(혹시 또 다른 자신만의 팁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ㅎㅎ)
회사에서 일하던 습관 때문인지
구글 탭을 수십 개 띄워두는 것은 물론
화면 분할 프로그램까지 따로 설치해 쓰고 있다.
자료를 비교할 때는 분명 유용하다.
그러나 개인 글을 쓸 때 '내 글에 집중' 하는 것 외에 멀티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예컨대 이 브런치 글을 쓰면서
구글 탭 10개와 반반화면 분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작은 화면 밖으로 배경화면이 빼꼼 보이면
“어? 이 파일은 뭐지?” 하며 추억팔이에 빠질 위험이 있다.
공부하기 전에 방 청소를 했던 것처럼
갑자기 바탕화면 폴더 정리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위험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눈앞의 화면을 하나로 꽉 채워 집중해 보자.
+ 작업 표시줄도 웬만하면 숨기기 처리를 하자.
화려한 아이콘들이 하단에 놓여 있는 것만으로도
갑자기 메일함, 캘린더를 눌러보게 될 테니...
이 항목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이 원칙을 어겼다.
(좋은 문구라며 트위터에 올려야지 해서 로그인을 했다)
어떤 것에 집중을 막 하려고 할 때,
갑자기 다른 아이디어가 막 떠오른다.
그때 바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집중은 막 시작되려는 터였다!
“딱 이것만 하고 바로 돌아오면 되잖아?”
라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좋아할 만한 것들만 전면에 배치해
끝없이 추천해 주는 소셜 미디어 앞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무력한 사용자 1일뿐이다.
운이 좋으면 10분, 20분이 사라지는 정도고
릴스, 숏츠와 같이 사악한 콘텐츠 홍수에서는
정말 반나절이 훌쩍 가버리기도 한다.
바로 실행하는 대신
옆에 노트나 메모장에
(메모장 들어가려다 또 다른 것을 들어갈 수 있으니
웬만하면 손으로 쓰는 노트를 추천한다)
‘이 일이 끝나면 할 것’을 적어두자.
완벽주의자들은 이게 더 어려울 수 있다.
다 끝내지도 않았는데, 결과는 마음에는 들지 않으니
흐지부지 다음 할 일로 넘어가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하려고 했던 일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락 맺고 나서
그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
내 생각이 내 생각을
새치기를 하지 않도록 질서 유지를 해주는 것만으로
집중을 지키는 데 꽤 도움이 된다.
작은 단위의 성취감은 더 높은 집중력으로 이어진다.
아예 삭제하면 가장 좋겠지만
카카오톡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그건 쉽지 않다.
그러니 소통이 필요 없는 일을 하고 있다면
과감히 PC카톡을 아예 종료하자
“알림만 꺼두면 되지 않나요?”
라고 묻는다면, 아니다!
스마트폰을 꺼둔 채 옆에 둔 것만으로도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처럼
PC 카톡이 켜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 집중력은 쉽게 방해받을 수 있다
아예 진입점 자체를 차단했을 때
집중의 밀도가 확연히 달라진다.
가장 좋은 것은
시간이 흐르는지도 모를 만큼 몰입하는 상태지만,
그 경지에 이르는 것은 참 쉽지 않다.
그럴 때 역으로 시간을 정해두고 일을 하면
집중이 훨씬 쉬워진다.
인간의 최적의 집중 시간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있지만 나는 25분이 딱 좋았다
여러 시도를 해보며 자신의 집중 시간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설령 중간에 다른 길로 샜더라도
알람이 울리면
“헉, 벌써?” 하고 돌아올 수 있다.
최근 구글 시계가 유행하면서
시계를 하나 살까 고민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계를 사겠다고
여기저기 최저가를 찾아보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시간을 더 허투루 썼다.
마치 그걸 사면
집중력을 살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집착했다.
실물 시계가 없어도
휴대폰 타이머, 온라인 앱, 심지어 유튜브 영상으로도
충분히 설정할 수 있으니 편히 시도해 보자.
한 번에 집중하겠다고 마음먹는 것보다
시간을 나눠 사용하는 편이 훨씬 현실적이다.
시간 관리와 갓생의 함정
집중력 높이는 꿀팁,
생산성 높이는 탬플릿,
ADHD 예방 영양제···
갓생 시간관리 자기 관리 콘텐츠와 소비가 넘쳐난다
이 글이 그중 하나로 읽히지는 않았으면 한다
무엇을 하는 것보다, 무엇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운 시대다.
혼란의 시대를 오늘도 열심히 잘 살아가고 있는 나를
관리씩이나 할 필욘 정말이지 없지 않나
그냥 나이기만 하면 되지,
스스로 human resource를 자처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겐
집중할 때 집중하고
멍 때릴 땐 멍 때리고
휴식할 땐 휴식하며
그 휴식을 자책하지 않는 힘이 필요하다.
오늘도 어찌저찌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나를
너무 미워하거나 다그치지 말자
어차피 나는 나랑 한 팀! 같이 손 잡고
예측할 수 없는 삶의 파도에 올라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