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소연 Jun 27. 2024

글쓰는 사람의 딜레마 (5)

<비밀의 언덕에 대한 단상>

나는 가족에 대한 글을 씀으로써 가족으로부터 놓여나게 되었다. 나는 그들을 존중하지만, 사랑한다고 할 수는 없다. 더 정확히 말해 미움도, 증오도 없이 혈연을 사랑하는 방식을 알게 되었다. 나의 글은 세상에 나온 순간부터 내 가족의 이야기가 아닌, 이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가 되었다. 나의 죄책감과 책임감으로부터 놓여나기 위한 방책으로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 속에서 이것은 하나의 글쓰기 태도이자 책무가 될 것이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 이상으로 쓰지 않을 것. 진실과 윤리 중 선택해야 한다면 진실을 택할 것. 그 진실이 타인에게 상처가 된다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질 것. 글을 쓰는 사람은 그 책임을 글로써 질 것. 그러므로 이 글은 나의 가족에게 보내는 비망록이자 그들로부터 놓여난 해방의 기록이다. 

작가의 이전글 글쓰는 사람의 딜레마 (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