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불빛이 되고 싶다.
처음부터 작가가 되려고 작정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마음속에 꼭꼭 숨겨둔 이야기들을 꺼내지 않으면, 터져버릴 것 같은 말들이 있었다.
차마 누구에게도 전하지 못 한해 가슴 깊이 묻어둔 말들. 그 말들이 나를 이끌어 결국 글 앞에 세웠다.
브런치를 처음 만나고 글을 쓰고 발행을 19번도 넘게 망설였다.
내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이 두렵기도 했고, 과연 누가 읽어 줄까 싶었다.
하지만 떨리는 손끝으로 발행버튼을 눌렀던 순간, 내 안의 이야기는 마침내 빛을 찾았다. 며칠 뒤, 내 글 아래에는 한 줄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당신의 글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한 문장이 나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혼자만의 고백이 누군가의 하루를 지탱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게는 놀라웠고, 동시에 나를 계속 쓰게 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그 후로 힘들 때마다 구독자님들의 따뜻한 댓글이 나에게 또 다른 힘이 되어주었다. 내 글은 더 이상 혼자만의 고백이 아니었다. 함께 부르는 목소리가 되었고, 나를 넘어 다른 사람의 삶에도 닿는 노래가 되었다. 그래서 구독자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내가 걸어온 길에서 배운 글쓰기 방법을 나누기로 마음먹었다. 짧은 글쓰기 팁을 정리해 공유하고, 내가 실패하며 얻은 습관들을 솔직하게 전했다. 그 글에 독자님들이 "덕분에 용기를 내어 글을 씁니다"라는 말을 남겨주었다. 그 순간 나는 글을 통해 또 다른 길을 찾고 있음을 깨달았다.
글은 완벽하기 때문에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진실하기 때문에 마음에 닿는다. 서툰 고백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진심은 반드시 누군가의 마음에 전해지는 것이었다. 글은 내 안의 상처를 치유했고, 동시에 다른 이들의 마음을 품게 했다.
브런치는 나에게 특별한 이름이 되었다. 나의 목소리를 세상과 연결시켜 준 창문이자, 나를 작가로 만들어준 첫 무대였다. 글을 기다려주는 마음, 따뜻한 격려의 댓글 한 마디가 내 안의 불빛을 지켜주었다. 그렇게 쌓여온 순간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지금도 내 꿈은 거창하지 않다.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이름을 얻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다 누군가의 삶에 작은 쉼표를 건네는 문장을 쓰고 싶다. 지친 하루 끝에 불빛처럼 켜져 잠시 기대어 쉴 수 있는 글,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언젠가 그 글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고, 작은 책방의 선반에 놓여, 누군가의 손에 쥐어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더 많은 이들과 글을 나누고, 작은 모임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웃고 울고 싶다.
브런치는 내가 걸어갈 길을 보여준 첫 발자국이었다. 나는 그 발자국을 따라 멈추지 않고 걸어가고 싶다. 글이 내게 보여준 길을 따라, 그리고 글이 내게 허락한 꿈을 향해
"나의 꿈은,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불빛이 되는 글을 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