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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작가 Oct 10. 2022

10월 10일 현상혁의 하루

친구들과의 여행 

상혁은 오늘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다. 친구들하고는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약 10년 간 우정을 이어왔다.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더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 사이였다. 

오늘 여행은 상혁의 친구인 현민을 위한 것이었다. 다음 달이면 결혼하는 현민은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고 바로 친구들이 여행을 추진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 여행을 가기 위해 친구들은 모두 내일까지 연차를 썼다. 현민은 그런 친구들의 우정에 감사하며 자신이 여행지에서 밥을 많이 사겠다고 약속했다. 

상혁과 친구들은 강원도로 여행을 떠났다. 그들은 횡성으로 가서 한우를 먹고 저녁에는 술파티를 벌일 생각이었다. 여행이라고 하지만 거의 대부분을 먹는데만 집중하는 코스였다. 상혁과 친구들에게 최적화된 여행 코스였다. 

운전은 상혁이 맡았다. 여행에 참여한 인원은 4명이었기에 상혁의 차 한 대로 움직여도 무리가 없었다. 친구들은 상혁이 피곤하면 운전을 교대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상혁은 여행 내내 운전대를 내주지 않았다. 상혁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차를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상혁과 친구들은 여행을 떠나기 전 대형 마트에 들러 저녁과 아침에 먹을 찬거리를 샀다. 모두가 술안주 거리였다. 상혁은 오랜만에 대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좋아했다.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주종을 고르는 데 있어서 사뭇 진지했다. 

장을 보고 상혁은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여행지로 향하면서 상혁과 친구들은 학창 시절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했다. 학창 시절 학교 선생님 이야기, 혼났던 이야기, 짝사랑하던 여학생 이야기, 그 시절에 들었던 노래와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 등 차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상혁은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일 이야기도 안 하고 예전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웠다. 

숙소에 도착한 상혁 일행은 짐을 풀고 다시 이동했다. 횡성 한우를 먹기 위해서였다. 현민은 친구들에게 한우를 쏘기로 했다. 상혁은 자신들이 많이 먹는데 괜찮냐고 물었지만 현민은 상관없었다고 했다. 덕분에 친구들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그대로 돌아가기는 아쉬워서 근처를 여행하다가 그들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온 그들은 바로 골아떨어졌다. 여행의 피곤함을 외면하기엔 그들도 이제 나이가 들었다. 특히 하루 종일 운전을 한 상혁은 기절한 듯이 잠들었다. 

어느새 해가 지는 때가 오자 4명 중 그나마 가장 부지런한 수현이 먼저 일어나 석양을 바라봤다. 그는 석양 앞에서 자신의 셀카를 찍어 여자 친구에게 전송했다. 수현이 여자 친구와 핸드폰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도 일어났다. 그들은 상혁은 깨우지 않고 조용히 대화를 나누었다. 

1시간 정도 더 지나가 마침내 상혁이 깨어났다. 친구들은 이제 저녁을 먹어야 했다. 저녁은 숙소 근처에서 간단하게 때우기로 했다. 하지만 운전을 해서 나가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도 상혁이 운전을 해서 식당에 갔다. 

간단하게 먹자고 하던 저녁은 어느새 진수성찬이 되어 상혁 일행의 배를 가득 채웠다. 막상 가서 먹다 보니 맛있었던 탓이었다. 그대로 숙소로 돌아온 상혁 일행은 또 잠시 누워서 쉬었다. 

밤 10시가 넘어서야 친구들은 술을 제대로 기울일 수 있었다.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하며 상혁과 친구들은 옛 추억에 잠겼다. 

현민은 상혁이 아는 친구 중 가장 빨리 결혼하는 사람이었다. 올해 취업을 한 현민이었지만 여자 친구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빠른 결혼을 선택했었다. 상혁은 그런 현민이 걱정되면서도 부러웠다. 상혁이 현재 만나고 있는 여자 친구는 아직 너무 어렸기 때문에 상혁에게 결혼은 머나먼 미래였다. 그러면서 먼저 가정을 이루는 현민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도 그러하였다. 정작 현민은 이 선택이 맞는지를 고민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행복하다고 했다. 친구들은 현민의 미래에 위하여 서로의 술잔을 부딪혔다. 

상혁과 친구들의 밤은 오랫동안 이어졌다. 이제 술이 예전만큼 많이 안 들어가는 나이가 되었지만 서로 익숙한 친구들인 덕분에 그들은 쉽게 술에 취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편했고 모든 것이 안정적이었다. 상혁은 하루 종일 운전을 하느라 피곤했지만 지금처럼 즐겁게 술을 마시고 있는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그는 지금 자신들의 우정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라며 다시 술잔을 채워 친구들에게 건배를 하자고 했다. 횡성에서의 밤은 그들의 우정만큼 깊어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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