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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파르타코딩클럽 Jan 31. 2023

어떻게 PM이 되었나요? PM은 무슨 일을 하나요?

우아한형제들 PM이 말하는 PM의 일, 그리고 커리어

[시니어 멘토의 편지]
새로운 도전을 막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비슷한 길을 먼저 걸어본 이야기만큼 힘이 되는 게 또 있을까요? SW캠프에는 6년 차 이상의 현직자분들이 시니어 멘토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현직자의 커리어 이야기와 인사이트를 '시니어 멘토의 편지' 시리즈로 만나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우아한형제들에서 웹툰 서비스 <만화경>의 PM을 하고 있는 이미연입니다. 저는 작년 초부터 커피챗 등을 통해 PM/기획자에 관심을 갖고 성장하려는 주니어분들 만나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일을 조금씩 해왔습니다. 얼마 전엔 SW캠프 <PM 고민상담소> 세션을 통해 PM으로 커리어를 전환하려는 분들, 또 경력은 아직 없지만 PM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려는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많은 분들이 어떻게 PM으로 일하게 되었는지, PM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등을 궁금해하시더라고요. 물론 제 이야기가 정답은 아니겠지만, 커리어 방향을 잡는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편지를 씁니다.


혹시 PM으로 커리어 전환을 고민하고 있거나, PM이라는 직무로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으시다면 제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어떻게 PM이 되었나요?

이 첫 번째 질문을 받고 나니 지난 십수 년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부끄럽지만 잠시 저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저의 어린 시절은 ‘장래희망’, ‘꿈’ 같은 걸 물어보는 게 당연하던 시대였습니다. 한편으론 알타비스타, 라이코스, 코리아닷컴, 야후코리아 등의 IT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나던 때이기도 했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네요.)


학교에선 '정보통신' 수업이 막 생겨나고, ’컴퓨터 반’ 이 인기를 끌고... 주변 분위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웹서비스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정보통신 대회에서 홈페이지를 만들어 상을 받은 후, 장래희망을 IT 쪽으로 정했습니다. 내가 만든 온라인 세계 안에서 사람들이 이야기 나누고 찾아와주고 소통하는 것을 보는 것이 너무 즐거웠거든요.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엔 당연하게도 PM을 위한 정규교육과정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개발과 영상 미디어를 함께 배웠습니다. 개발과 디자인을 둘 다 다룰 줄 안다면 소통을 잘하는 기획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고, 멈춰서 고민하기보다는 일단 뭐든 해서 포트폴리오를 쌓고 보자는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학창 시절 내내 인턴과 서포터즈로 IT업계를 두드렸고, 마침내 기획자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일을 시작했던 15년(!) 전엔 지금처럼 외부에서 교육을 받을 수도 없고, 관련된 전문서적이 많은 때도 아니었습니다.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을 기회도 흔치 않았죠. 도제식으로 선배들에게 동료들에게 한 땀 한 땀 배우면서 가급적 많은 일을 하면서 경험하고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처음 커리어를 시작한 6년 동안은 거의 매일 12시에 퇴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운영도 더 잘하고 싶고, 서비스 개편에서도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싶고, 도메인도 더 많이 알고 싶고, 협업 부서와도 척척 일을 해내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직접 그 일을 해보는 수밖에 없었거든요. 몸은 고되었지만 그러면서도 재밌게 일했던 것이 지금 생각하면 놀라울 따름 이에요. (저는 좀 무식하게 몸빵으로 배운 편이고, 요즘은 단순하게 업무량이 많은 것보다, 농축된 지식을 받아들이고 업무에 유연하게 적용해 보는 게 훨씬 더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PM은 무슨 일을 하나요?

15년간, 매일 야근을 하면서 도대체 무슨 일을 했냐고요? (다시 한번, 야근은 안 좋습니다!)


지난 커리어를 한번 돌아볼까요. 회사는 3번, 담당 서비스는 총 5번 바뀌었네요. IT업계, B2C 서비스라는 큰 틀은 비슷하지만 관심 있는 도메인, 산업의 흐름에 따라 하는 일도 조금씩 달라졌거든요. 주변의 동료들을 살펴보면 커리어 패스도 제각각이에요. 한 도메인을 깊게 판 사람들도 있고(e.g 이커머스 외길 10년, 온라인 교육 10년 등), 다양한 도메인을 넘나들었지만 자신만의 전문성을 뚜렷하게 갖춘 분(e.g 검색 10년, 주문/결제 10년 등)들도 계십니다.


이렇게 커리어가 다양한 방향으로 분화되고 있다는 건 좋은 신호 같습니다. 다양한 경험에 대한 산업에서의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방증일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이는 동시에 PM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정의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맞아요. “PM은 무슨 일을 하나요?”에 대한 딱 부러지는 대답은 하지 않을 예정이에요. 대신 구체적인 사례를 나눠볼까 합니다.


최근 개인적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나 준비하면서 실제로 내 주변의 기획자 친구들은 어떻게 일하는지를 정리해 본 적이 있었는데요, 몇 명만 예시로 들어볼게요.


중고거래 서비스의 김OO님 : 신규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면서 사용자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며 필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PMF(Product market fit) 모색         

 커머스 손OO님 : 카테고리의 매출 증대 OKR에 맞춰 A/B 테스트와 가설검증을 하고 서비스 배포 심사를 통해 서비스에 적용하는 피처 단위의 업무 진행          

리테일 서비스 박OO님 : 편의점 시스템 통합 재구축 프로젝트를 맡아, 점포경영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업무 파이프라인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분석하고 마일스톤 수립          


물론 커리어를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되는 시니어 PM들의 업무들이긴 하지만, 이렇듯 회사의 제품 생애 주기(PLC) 따라, 회사가 추구하는 업무 방식에 따라(또는 리더가 추구하는 방식에 따라), 제품 성장 전략에 따라 회사가 다르면 업무 방식이 달라지고, 나의 역할이나 협업 부서 간의 RnR,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 일의 범위까지 확연하게 달라지게 됩니다. 굳이 굳이 ‘PM은 무엇을 하나요?’에 대한 대답을 한다면, ‘어떤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PM 인지에 따라 다르다’고 대답하고 싶어요. 너무 싱거운 대답인가요.


팁을 드리자면, 관심 있는 시장이나 회사의 채용공고나 채널을 확인하면 해당 시장/회사에서 직무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최근 PO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쿠팡이나 토스도 PM 직군을 새로 만들고 역할을 재정의 하기도 했고, 우아한 형제들도 얼마 전에 기획자에서 ‘PM’으로 직무명을 바꿨답니다. (이와 관련해서 작년에 진행했던 유튜브 콘텐츠가 있는데, 꼭 한번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회사마다 다른 PM의 역할이 다른데,

PM에게 필요한 역량은 어떻게 길러야 하나요?


PM의 가장 중요한 역량은 업무 스펙트럼에 제한을 두지 않는 마인드셋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말했듯이 구체적인 업무 사항은 회사마다 다를 수밖에 없거든요.


예를 들어서,


1. PM이 하는 일들을 빨주노초파남보의 다양한 색이 있는 스펙트럼으로 이해한 후에,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방식인 노란색에 적응하는 것과

2. 노란색 업무를 기대하고 입사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 회사는 보라색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두 가지를 비교해 본다면, 당연히 1번이 보다 즐겁게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겠죠? PM이라는 직무의 스펙트럼을 넓게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커리어 로드맵을 그리기도 보다 쉬워질 거예요. 우리가 여행을 계획할 때, 여행지의 예쁜 사진을 보기도 하지만, 그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선 결국엔 지도가 필요한 것처럼요.


스파르타 SW캠프에서 커리큘럼을 준비할 때 가장 좋았던 점은 정말 다양한 회사에서 멘토분들을 모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최대한 스펙트럼을 넓게 만들겠다는 운영 매니저님들의 각오가 스며들어있는 걸까요?�) 제가 처음 커리어를 시작할 때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멘토가 만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수강생분들이 조금 부럽기도 하더라고요.


물론 기본기에 해당하는 데이터 툴 등의 Hard-Skill, 현업에서 폭넓게 쓰이는 프레임워크 등의 Soft-Skill을 연마하는 것도 스펙트럼에 제한을 두지 않는 마인드 셋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루고 있답니다. SW캠프 PM 코스에서 얻어 가실 수 있는 역량을 정리해 볼게요.


PM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분류를 얻어 갈 수 있다.          

기초적인 개발 지식을 익힐 수 있다.          

데이터를 해석하고, 의사결정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도출한다. 트러블슈팅, 회고까지 전체적인 서비스 운영의 흐름을 경험할 수 있다.          

실무에 꼭 필요한 주요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PM으로 일하는 게 즐거우신가요?

<PM 고민상담소> 세션을 진행할 때 정말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질문입니다. 즐겁지 않은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잖아요. 


저는 아직도 PM으로 일하는 것이 재밌습니다. 야근을 해도, 어려운 일을 만나도, 가끔 너무 힘들어 마음속으로 엉엉 울게 되어도, 커리어를 바꿀 생각은 아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PM 고민상담소>에서 같이 멘토링을 해주셨던 다른 PM분들도 같은 이야길 해주셨어요, PM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중독성이 있다고. 그래서 PM이라는 직무의 매력을 이야기하며 편지를 마치려고 합니다.


PM으로 일하며 얻을 수 있는 즐거움들 

개발/디자인/마케팅 등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과 모여 토론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지적 카타르시스          

내가 수립한 비전에 맞춰 서비스가 완성되어 나갈 때의 뿌듯함          

1만 5만 10만.. 성과 지표가 성장해 나가는 것을 볼 때 느끼는 성취감          

서비스를 사랑해 주는 충성고객들을 만날 때의 보람          


저는 지금 <만화경>이라는 웹툰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함께하는 동료분들과 어떻게 하면 서비스를 더 많이 알릴 수 있을지 이야기할 때, 지표가 상승했을 때, 좋은 캠페인을 발굴했을 때, 출시한 서비스나 기능에 좋은 리뷰가 달렸을 때 너무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어딜 가도 서비스 자랑을 하고, 우리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매일 해요.


이런 즐거움을 잘 느끼는 마음 역시 PM의 Soft-Skill과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PM이 되기 좋은 성격' 같은 것은 물론 없겠지만, 내가 하는 일을 정말 좋아하고 스스로 동기부여되는 분들이라면 훨씬 일을 즐기면서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PM 고민상담소>에서 ‘그릿(Grit)’*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눴었는데요, PM의 역할이 궁극적으로는 '일이 되게 만드는 사람'이다 보니 일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결국 '그릿'을 갖고 임하느냐, 아니냐로 갈리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내가 맡은 일을 성공시키겠다는 마음가짐이 있는 분들이라면 좋은 PM의 자격요건을 이미 갖춘 거라고 생각해요. 


*그릿Grit : 미국의 심리학자인 앤젤라 더크워스가 개념화한 용어로, 성공과 성취를 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투지 또는 용기를 뜻한다. 즉, 재능보다는 노력의 힘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스파르타 SW캠프 운영 매니저님들도 '그릿'이 대단한 분들이랍니다! 우아한 형제들에서 스파르타의 강의를 다 같이 들은 적이 있는데요, 바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운영 매니저님들의 찐한 관리 덕분에 같이 수업을 들었던 동료 모두가 강의도 끝까지 다 듣고,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답니다


SW캠프 수강생 여러분 모두 PM으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저도 '그릿'을 갖고 열심히 임해볼게요! PM이라는 넓은 맵 위에 서있는 NPC로서 이 여정을 함께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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