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다.
심지어 비까지 내린다면, 더더욱 그렇다.
이불속에 파묻혀 시간마저 흘려보내고 싶어진다.
그런데 그날은 마음을 다잡아 억지로라도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유명하거나 거창한 곳일 필요는 없다.
그저 문을 열고 들어설 수 있는 가까운 미술관이면 충분하다.
미술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세상이 조용해진다.
공기는 고요하고,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조차 멀게 느껴진다.
밖에서 흩날리던 빗소리는 두터운 벽을 타고 들어와 아련한 배경음이 된다.
그 적막 속에서 작품들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반짝인다.
은은하게 번지는 빛, 질감이 살아 있는 붓질.
천천히 전시실 안을 걷는다. 작품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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