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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은 Feb 18. 2022

알고보니 천연가스 패권 싸움중이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속의 '천연가스'

아니 전쟁이 장난이야? 러시아가 탱크를 보냈다가 다시 철수했다가 난리도 아닌데요. 러시아랑 우크라이나는 원래 꾸준히 싸웠던 나라긴 하죠. 놀랄 것도 없다는 분들도 계시기만 이번엔 유럽이랑 미국까지 껴서 막 바이든도 나서고 마크롱도 나서고 뭐 독일 슐츠 총리는 취임하자마자 이 문제로 열일하고 계시고. 상황이 좀 심각해 보이죠. 거기다가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상황이 괜찮아졌다 하면 주식이랑 코인이 좀 반등하다가. 잘 오르다 왜 저러지? 해서 보면 다시 탱크 보냈다고 하고. 그래서 이 문제를 많은 분들이 이미 짚으셨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 최근 지표가 안좋고 제 잔고도 안 좋아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분쟁 뒤에 있는 천연가스 분쟁 들고 왔습니다!





2021년 슈퍼스타는 천연가스 가격이었다!



2021년 연간 가장 많이 오른 원자재 중 하나가 바로 '천연가스'였습니다. 특히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진짜 많이 올랐죠. 첫번째 이유는 러시아 때문이었는데요. 유럽에서 쓰는 천연가스 45%가 러시아 산이거든요. 근데 이거 공급하는 러시아가 '유럽으로 수출 안한다!' 완전 배째라로 나옵니다. 아니 13조를 들여서 바다를 무려 1,200킬로미터나 뚫어서 바로 독일로 가스 보내려고 노르트 스트림 2 열심히 뚫었는데 왜 갑자기 이거 못쓴다는거냐 뿔이 난거죠. 완공은 이미 몇 달 전에 되고 승인만 받으면 되는 상황인데 독일 법원에서 이거 안된다 해버리니까 솔직히 열은 좀 받을 것 같습니다. 이미 러시아가 유럽으로 보내는 가스관이 여러 개가 있어요. 열받으니까 기존에 있던 가스관, 벨라루스랑 폴란드 거쳐서 가는 야말-유럽 가스관도 같이 막아버리고 안팔아 며칠씩 공급 끊어버리니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이유 2 :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오랜 분쟁의 역사




아니 근데, 지금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80%가 지금 우크라이나를 통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왜 굳이 우크라이나를 뛰어 넘고 바다로 천연가스를 보내려고 했을까요. 이미 너무 잘 아시겠지만 간단하게만 정리해보면 두 나라가 사이가 안좋아서 그렇죠 뭐. 유럽과 러시아 딱 중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 보니까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우리보다 못살겠다, 원래 뿌리는 같았겠다, 그냥 러시아 지방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은거고. 이걸 뻔히 아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견제할 수 밖에 없는 거고요. 물론 우크라이나가 독립해서 살림을 잘 하는 건 아니에요. 국민들도 서쪽은 친유럽, 동쪽은 친러로 나눠져 싸우고, 그러다가 크림반도 러시아에 뺏기고. 부정부패에, 경제성장은 바닥을 기고. 오죽하면 위대한 지도자 역할 했다는 이유로 코미디언이 대통령이 되고 난리도 아니죠.


어쨌든 사이가 살벌한 건 사실이다 보니까 역시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국이기도 한 우크라이나랑은 계속 돈 문제로 줄다리기를 해왔는데. 애꿎은 천연가스 가격으로 서로 통과료가 비싸니, 천연가스 값이 비싸니 해 온 세월만 20년에 가까워 갑니다. 뭐 예를 들면 2009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받는 천연가스 값이랑 통과료 흥정이 안되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 일도 있었어요.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입장에서도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하고 싶어도 유럽 가는 가스관 때문에 맘대로 못하니 독자적으로 관을 뚫어버리려고 한거고요.



러시아의 천연가스 패권, 어느 정도길래?



출처=한국은행

아니 근데, 지금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80%가 지금 우크라이나를 통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왜 굳이 우크라이나를 뛰어 넘고 바다로 천연가스를 보내려고 했을까요. 이미 너무 잘 아시겠지만 간단하게만 정리해보면 두 나라가 사이가 안좋아서 그렇죠 뭐. 유럽과 러시아 딱 중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 보니까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우리보다 못살겠다, 원래 뿌리는 같았겠다, 그냥 러시아 지방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은거고. 이걸 뻔히 아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견제할 수 밖에 없는 거고요. 물론 우크라이나가 독립해서 살림을 잘 하는 건 아니에요. 국민들도 서쪽은 친유럽, 동쪽은 친러로 나눠져 싸우고, 그러다가 크림반도 러시아에 뺏기고. 부정부패에, 경제성장은 바닥을 기고. 오죽하면 위대한 지도자 역할 했다는 이유로 코미디언이 대통령이 되고 난리도 아니죠.


어쨌든 사이가 살벌한 건 사실이다 보니까 역시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국이기도 한 우크라이나랑은 계속 돈 문제로 줄다리기를 해왔는데. 애꿎은 천연가스 가격으로 서로 통과료가 비싸니, 천연가스 값이 비싸니 해 온 세월만 20년에 가까워 갑니다. 뭐 예를 들면 2009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받는 천연가스 값이랑 통과료 흥정이 안되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 일도 있었어요.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입장에서도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하고 싶어도 유럽 가는 가스관 때문에 맘대로 못하니 독자적으로 관을 뚫어버리려고 한거고요.


러시아가 진짜 생각보다 '갑'이구나. 이런 생각 드실텐데 맞아요. 러시아의 에너지 패권은 엄청납니다. 러시아에서 석유 · 가스 부문이 GDP 20~25%, 수출의 약 70%를 차지한다면 말 다했죠. 러시아를 대표하는 10대 기업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에너지 기업들이고요. 2000년 대 국제 유가가 올라쓸 땐 돈도 많이 벌었어요. 지금도 뭐 오펙플러스로 묶여서 석유 시장에서 엄청난 입김을 자랑합니다.



눈치만 보는 유럽, 이유는?


근데 여기서 궁금해지거든요. 유럽이, 그것도 유럽의 대장이라고 불리는 독일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분쟁에서 좀 살짝 발을 빼고 싶어한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이것도 '천연가스' 때문입니다. 독일 입장에서는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많이 공급받고 있는데요. 러시아에 밑보이면 천연가스 값이 오르락 내리락 하게 되고 결국 2021년처럼 전기세 폭탄으로 경제 타격을 입는 거죠. 아니 석탄쓰면 되잖아요. 그것도 쉬운 게 아닌게. 독일은 2018년 이미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렸어요. 석탄이 있어도 '가오가 있지' 못 쓰는 겁니다. 거기다가 이번에 메르켈 떠나고 들어선 슐츠 내각은 석탄 화력발전 중단 목표를 2038년에서 2030년으로 8년이나 앞당겨버렸어요. 풍력 발전이 10%가 넘을 정도로 재생에너지에 공을 들여보고는 있지만 어떻게든 천연가스로 과도기를 견뎌 내야 하는데. 스페인에서는 천연가스 대란에 '코로나 백신 공동구매 하듯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천연가스 공동 조달해라' 불만 터져나오고 프랑스는 '원전도 녹색 에너지다'이러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럽 입장에서는 체면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도 먹고는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클 수 밖에 없죠.


미국과의 관계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렇게 전격 나서는 것도 사실 천연가스 패권과 전혀 무관하지 않습니다.


미국도 셰일 가스 생산 세계 2위 나라라서 사실은 러시아 천연가스를 대신할 수 있는 게 미국 기업들이거든요. 실제로 이번 분쟁으로 미국에서 유럽으로 LNG 싣고 가는 선박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ㅎㅎ애초에 노르트 스트림2 건설할 때도 "아니 미국의 유럽 최대 우방인 독일이 러시아랑 합작을?" 눈이 돌아가서 송유관의 건설에 참여한 기업들은 제재하겠다 협박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스위스 회사가 여기서 빠지면서 공사가 중단된 적도 있을 정도에요. 그래도 우방이니까 봐준다면서 공사 승인을 했는데 이걸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니 아예 노르트 스트림2를 폐쇄해버리겠다 으름장을 놓는겁니다. 유럽 재생에너지 비중은 늘고 있고 미국산 셰일가스 갖다 쓰라는 거죠. 우크라이나도 미국한테는 경제적으로 가치있는 기회의 나라일 수 있죠. 미국보다 깊이 매장되어 있어서 꺼낼 기술이 부족해서 문제지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세번째로 많은 셰일가스가 매장된 나라거든요. 2013년에 미국 기업 쉐브론이랑 네덜란드 로열더치쉘이 투자했다가 분쟁 때문에 발을 빼기는 했지만요.


여기까지 지켜보니 이게 단순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만의 문제도 아니고 전세계의 에너지 패권 싸움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기서 저는 오일쇼크를 떠올렸습니다. 아시다시피 1970년대, 80년대 1차 오일쇼크, 2차 오일쇼크가 왔었죠. 석유수출국기구에 속한 석유 부자들이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열받아서 반란을 일으킨 게 원인이었어요. 자원민족주의였죠. 전세계에 물가 상승과 불황을 안겨다 준 이 사건으로 한국에서도 버스비, 기름값, 비료 다 오르고 석유 사려고 줄서기도 했었다는데. 석유에서 시작된 자원민족주의는 나중에 구리, 아연, 주석, 알루미늄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나라끼리 대응하는 것에 한걸음 더 나아가 카르텔도 만들어졌었고요. 자원 민족주의는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러시아는 석유도 모자라서 '가스수출국포럼'이라는 국제기구를 만들어 천연가스의 오펙을 꿈꾸고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거! 이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건지, 주목해봐야 할 투자처는 없는지 챙겨보는 것도 우리한테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미국은 40년만의 고물가, 한국도 11년 만에 물가상승률이 3%를 넘길거라는데요. 이게 다 치솟는 국제 유가와 곡물가 때문이죠. 우리 주머니 사정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오르고 있지만 금리 인상은 더 빨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다음 기회를 노리며 현금 비중을 높여야 되겠다는 걸 직감하게 되죠. (물려있다는 게 문제지만요 ㅎㅎㅎ) 아니면 배당을 많이 주고 금리 상승에 유리한 금융주도 괜찮겠고요.


친환경 정책으로 탄소 중립을 외치는 시대. 천연가스 부족으로 오히려 석유에 사람들이 몰리는 상황을 보면서 과연 에너지 전환 과도기 속에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할까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이 과도기를 잘 활용해 틈새를 노릴 수 있는 에너지, 원자재 관련주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멀게만 느껴지는 국제 분쟁이지만 알고보니 유럽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 주머니 속의 돈에 영향을 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참 우린 신경쓸게 많지만요. 뭐 이런 거 하나하나 알아가며 똑똑해지고, 돈도 챙긴다면 또 그보다 더 의미있는 일도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요?  영상으로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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