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S의 특이한 연봉체계

메이저리그 사커 30년의 파노라마

by LA돌쇠

북미 축구의 재탄생과 초기 다이너스티의 형성 (1996–2006)


1994년 FIFA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는 미국 축구 역사에서 거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당시 미국 축구 연맹은 월드컵 유치 조건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에 1부 프로 축구 리그 창설을 약속했으며, 그 결과물이 바로 메이저리그 사커(MLS)였다. 1995년 공식적으로 형성된 MLS는 1996년 4월 6일, 산호세 클래시와 D.C. 유나이티드의 역사적인 개막전을 시작으로 북미 프로 스포츠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31,683명의 관중이 운집한 산호세의 스파르탄 스타디움에서 미국의 전설적인 공격수 에릭 위날다는 후반 87분, 수비수 제프 아구스를 따돌리고 감도 높은 커브 슛으로 리그 역사상 첫 번째 골을 터뜨리며 산호세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리그 초창기, MLS는 1994년 월드컵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자국 스타들과 해외 명성 있는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알렉시 랄라스, 토니 메올라, 에릭 위날다와 같은 미국 국가대표팀의 주역들은 물론, 멕시코의 화려한 골키퍼 호르헤 캄포스와 콜롬비아의 중원 사령관 카를로스 발데라마 등이 리그의 얼굴로 활약했다. 특히 발데라마는 템파베이 뮤티니 소속으로 창설 첫해 서포터스 쉴드(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리그 초기 기술적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 시기를 지배한 절대 강자는 D.C. 유나이티드였다. 볼리비아 출신의 마르코 에체베리, 일명 '엘 디아블로(El Diablo)'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팀을 세 차례의 MLS 컵 우승으로 이끌며 리그 초기 최고의 슈퍼스타로 군림했다. 에체베리는 특유의 창의적인 패스와 강력한 왼발 킥으로 경기 흐름을 지배했으며, 1998년에는 리그 MVP를 차지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당시 D.C. 유나이티드에는 하이메 모레노, 에디 포프, 존 하크스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으며, 1998년에는 남미의 강호 바스코 다 가마를 꺾고 코파 인터아메리카나 우승을 차지하며 북미 클럽 축구의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초기 MLS는 재정적 불안정이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10개 팀으로 시작해 1998년 시카고 파이어와 마이애미 퓨전이 합류하며 12개 팀으로 확장되었으나, 초창기 막대한 운영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2001년 시즌 종료 후 마이애미 퓨전과 템파베이 뮤티니가 해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시련은 역설적으로 MLS가 미국 내 스포츠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얼마나 독특하고 엄격한 재정 구조를 구축해야 했는지를 시사하는 배경이 되었다.

MLS 초기 주요 성적 및 스타 기록 (1996-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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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선수 제도의 탄생과 데이비드 베컴의 혁명 (2007–2015)

2000년대 중반, MLS는 리그의 대중적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높여줄 새로운 기폭제가 필요했다. 당시 리그는 모든 구단의 지분을 리그가 소유하고 선수 계약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단일 실체(Single Entity)' 모델과 팀당 동일한 연봉 상한선을 적용하는 샐러리 캡 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구조는 재정적 안정을 보장했지만, 세계적인 슈퍼스타를 영입하는 데는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2007년, 데이비드 베컴의 LA 갤럭시 합류는 이러한 체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리그는 베컴을 영입하기 위해 팀당 최대 3명의 선수를 샐러리 캡 적용 예외로 둘 수 있는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 DP) 제도', 세간에 '베컴 규칙(Beckham Rule)'이라 불리는 규정을 전격 도입했다. 베컴은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연봉 1,800만 달러에서 70%가 삭감된 650만 달러의 보장 연봉을 받는 조건으로 미국행을 선택했지만, 그의 계약에는 구단 매출의 50%를 공유하고 은퇴 후 2,500만 달러에 MLS 프랜차이즈를 창단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되어 있었다.


베컴의 파급력은 즉각적이었다. 그의 경기 출전 여부에 따라 원정 경기 관중 수가 급증했으며, 이는 '베컴 효과'라는 마케팅적 현상으로 연구되기도 했다. 베컴이 합류할 당시 약 5,000만 달러였던 MLS 구단 가치는 그가 합류한 이후 수년 만에 4억 5천만 달러에서 6억 달러 사이로 치솟았으며, 아디다스와의 대형 스폰서십 계약과 글로벌 중계권료 상승을 이끌어냈다.


베컴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 티에리 앙리(뉴욕 레드불스), 로비 킨(LA 갤럭시), 디디에 드로그바(몬트리올 임팩트), 다비드 비야(뉴욕 시티 FC), 카카(올랜도 시티 SC) 등 유럽 축구의 거성들이 잇따라 MLS 무대에 입성했다. 특히 2010년 뉴욕 레드불스에 합류한 앙리는 리그의 기술적 수준을 한 단계 높였으며, 2015년 뉴욕 시티 FC의 창단과 함께 합류한 다비드 비야와 프랭크 램파드는 MLS가 단순한 '은퇴 리그'가 아닌, 글로벌 도시를 기반으로 한 경쟁력 있는 리그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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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틴적 연봉 체계의 심층 고찰: 축구 기자의 시각

MLS를 25년간 취재해 온 베테랑 기자의 시선에서 볼 때, 이 리그의 연봉 체계는 세계 축구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팬들과 전문가들은 이를 종종 '비잔틴 제국'의 관료제나 미국의 국세청 규정만큼이나 난해하다고 비판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복잡성은 리그의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담보하기 위해 고안된 정교한 장치들이다.


단일 실체(Single Entity) 모델의 법적, 경제적 의미

MLS는 독립적인 클럽들의 연합체가 아니다. 법적으로 MLS는 하나의 유한책임회사(LLC)이며, 각 구단주는 이 회사의 투자자이자 운영권을 가진 파트너에 해당한다. 이러한 구조는 2002년 '프레이저 대 MLS(Fraser v. MLS)' 판결을 통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부터 면죄부를 받았으며, 리그가 선수들의 연봉을 중앙에서 통제하고 경쟁을 조율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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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Jason Kim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오랜세월 화사 생활과 다양한 사회 활동으로 그동안 경험했던 것들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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